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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쵸는 헌책방과 카페로 유명한 동네라는데

문제는 정말 거기까지만 알아보고 온 터라 어디로 가야할지 정보가 전혀 없다

타베로그를 쳐보니 가까운 곳에 3.5+ 인 카페가 있대서 가봤다

사보루(さぼうる)

라는 곳이 진보쵸 역 바로 앞에 있었다

뭔가 잡탕구리 인테리어가 인상적인...곳이다 낡은 발판이나

11시 즈음에 방문했는데 사람은 제법 한산했다

11시까지 되는 모닝커피세트가 있었는데 몇분 차이로 먹을 수 없었다

손님들은 대부분 40-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었다

흡연도 가능한 것 같았다

테이블은 정말 초등학교 책상만하거나 그것보다도 작은?

천장도 낮아 좀 당황스러웠다

좀 걷다보니 더워서 아이스 카페오레를 시켰다

그... 뭐냐... 되게 맥*모카*드를 먹는 느낌...이었지만

커피뿐만 아니라 원래는 칵테일, 위스키도 파는 곳 같았다

약간 단둘이 와서 두런두런 얘기하기 좋은?

저 테이블의 수많은 흠집과 자욱들이 세월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뭔가 너무 옛날 감성의 카페를 온 듯... 점수는 좋았는데

맛난 커피를 마실거면 다른 곳을 알아보는게 좋았을 것이다

근데 뭐 내가 이런 데인줄 알았나

옆 건물도 같은 상호를 쓰는 곳인데 여기는 경양식을 파는 레스토랑이었다

햄버그나 쇼가야끼, 카레 등을 파는 듯

저기에 음료 포함된 세트가 1000이면 뭐 그럭저럭?

딱봐도 역사와 전통이(또는 그것만) 있는 곳이었다

살짝 더 걸어가면 오챠노미즈 식당가가 나온다

치킨 난카이는 되게 유명한 곳이어서 12시가 되기도 전인데 벌써 줄을 서 있었다

근데 카운터로만 된 식당이라 회전은 금방 되지 않을까

내가 간 곳은 역시 타베로그 3.5+ 를 찍은 덴뿌라집 하치마키(はちまき)였다

약간 일찍 왔나 싶었는데 이미 만석에 웨이팅도 좀 있었다

뭐 혼자니까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는 않겠지, 싶어서 기다려보기로 했다

텐동 도시락도 팔고 있어서 포장하는 손길도 분주했다

이내 자리가 나서 카운터로 안내를 받았다

텐동, 야채텐동, 에비텐동, 아나고에비텐동, 마쓰텐뿌라쥬... 가 덮밥이고

덴뿌라 정식도 있었다

원래는 텐동을 먹을까, 했는데 옆자리 아저씨가 정식 먹는게 좀더 든든해 보여서 테이쇼쿠를 시켰다

든든충...

무 간것이 나왔는데 이것을 어떻게 먹는지 알 수 없었다

다들 텐동 먹고 있어서...

덴뿌라정식 오오모리

밥을 정말 많이 줬다

일본사람들이 오만가지 요리를 밥반찬으로 먹는다 하지만

꽤 괜찮은 식사였다. 튀김 상태도 나쁘지 않았고...

그 한국에서 튀김먹으면 느낄 수 있는 특징들(바스러져서 자꾸 떨어지는 튀김옷과 기름을 너무 많이 먹어 느끼한)이 느껴지지 않았다.

근처 구경왔다가 들러서 먹고자 한다면 괜찮은 곳이라 생각한다

이 곳 역시 상당히 앤티크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곳이었다

코모로 소바 저거는 약간 로컬체인 같은 것인지

여기저기에서 자주 보였다

간다에서 오차노미즈로 올라가는 길에는

유명한 카레집들이 있다

2층까지 만석이었던 에티오피아라든가

카레선수권 우승자임을 자랑하고 있는 마지카레라든가...

바로 식후여서 아쉽지만 통과했다

이런 도심에 대학교가 있는 건 참 낯선 풍경이다

(메이지 대학교)

오챠노미즈에는 악기상이 많은가보다

때마침 점심시간이 되자 차량도 통제되고

인근 대학교&오피스에서 쏟아져나온 이들로

거의 모든 식당들이 만원이다

오챠노미즈에서 간다묘진으로 넘어갈 때 나름 유명한 장소가 있는데

히지리바시(聖橋)라는 곳이다

건너편에 보이는 옥색 돔 건물은 성 니콜라스 당(혹은 도쿄부활성당)이라 하여

1891년 정교회에서 지은 것이라 한다

아무튼 이 히지리바시는 이렇게 여러 전철이 동시에 교차하는

꽤 근사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사진을 찍을 때도 옆에 어느 아저씨가 좋은 카메라를 들고 와서

이런 장면을 찍고 갔다

워낙 이런 장면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굳이 몇시 몇분에 교차한다! 이런걸 생각하지 않아도

얼추 비슷한? 장면을 건질 수 있는 것 같다. 근데 초점 다 어디갔냐

히지리바시를 건너 우측으로 좀 걸어가면 간다묘진이 나온다

그 러브라이브인가 뭔가때문에 이곳이 오타쿠들의 성지순례장소라고 하던데

그런 분위기는 잘 느끼지 못했다

외국인을 위한 영상가이드도 있었는데 도무지 재미가 없어서...

???

이 앞에서 참배를 하는 사람들이 제법 보였다

에도(도쿄)의 총수호신으로 

'지금도 가정의 화목, 좋은 인연, 장사번영, 사업번창, 액막이의수호신으로서널리 사랑받고있'

다고 한다(이상 도쿄 공식 관광 사이트 안내문구)

각종 괴 굿즈들이 범람하는 가운데

사자산... 이라는데

헤이세이 2년(1990년, 헤이세이 덴노가 즉위한 원년이 1989년)에 재건했나보다

빼곡히 걸려있었을 에마도 정리를 한 모양인지 이렇게 텅 비어있고

뭔가 높으신 분들이 계속 왔다갔다 하고

일단 신사 자체가 그닥 재미없는 곳이어서 얼릉 탈출했다

내리막길타고 쭉 직진하면

저 멀리 몬가 일어나고 잇는 듯한 곳이 보인다

뭐 이런것도 보고

항상 너메 사진으로만 봤던 그런 풍경

기타노 다케시가 저 와중에 자리를 잡고 있는게 아주 위화감 만점이었다

나름 사고 싶은 것도 쇼핑하고

정말 남녀노소국적불문

모두가 자신의 욕구를 숨김없이 드러내고 돌아다니는게 인상적이었던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