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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길 끝에는 큰 황남빵 건물이 보인다

주차장도 아주 넓고 그렇다

얘기야 많이 들었다만 어떤 빵일까 뭐 가격 적당하면

한 상자 사갈까... 했는데 1개당 1000원 해서 20개입 20000원이라 좀;;;

그래봐야 팥빵이잖아;;;

근데 다른 손님들 주문하는거 들어보니

낱개로도 살 수 있어서 5개만 사봤다

간지럽게 1,2개 먹어서야 안될 일이지

정말 방금 구운 뜨끈뜨끈한 빵이었다

저렇게 들고 있기도 힘들 정도였음

팥앙금이 아주 가득 들어있어서

입천장 큰일날뻔했다

아침도 호텔 빵쪼가리 몇개 먹고

거의 물만 마시며 왔는데 당분을 먹으니 확실히 기운이 난다

그리고 이런식으로 팥빵을 파는 곳이 여러곳 있던데

크림치즈빵? 저건 좀 흥미가 동하더라 사진 않았지만...

황남빵에서 오른쪽으로 더 들어가면

상당히 힙한 동네가 나온다

뭐 원래 힙한 건 아니고 황리단길 들어서면서

인근 상권도 비슷하게 변화하는 과정같음

누가봐도 수십년 전 다방을

레트로 느낌나는 카페로 만든 곳도 있고

그... 그래... 그 강남이 아니구나...

????

짧은 거리였지만

경주의 상당히 독특한 얼굴을 본 것 같았다

천마총 쪽 보러가는 길에 점심을 먹으려고 헀는데

마침 네이버지도에 해장국거리라는게 있대서

점심을 여기서 먹기로 했다

평일이라 그런지 딱히 사람이 많은 건 아니라

아무데나 들어갔다

메뉴야 묵콩나물해장국, 선지해장국 두 개 뿐인 단출한 곳이었다

손님은 없었고 주인 아주머님만 홀로 지키고 있었다

주문하자마자 바로 해장국이 양은 트레이에 담겨져 나왔다

약간 양념장? 같은 것이었는데

다대기 느낌일 줄 알고 두 숟갈을 넣었지만

생각보다 새콤한 맛이 강해서

원래 해장국의 맛이 좀 묻힌 것 같아 아쉬웠다

묵+콩나물+해장국은 또 희한한 구성이기도 하고

공기밥의 양, 해장국 건더기 양이 내가 알고 있던 해장국의 그것과 사뭇 달라

좀 그랬는데 맛은 좋았다

밥은 딱 한 공기 말아 훌훌 넘기기 적당한 양이었고

묵과 콩나물도 국물의 맛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곁들여 먹기 좋은 재료였다

...그치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다

차라리 선지를 시킬걸 그랬나ㅜ

...어째 쓸쓸한 풍경이...

이제 황남동 쪽에서 볼 거리는 하나 남았다

천마총...과 주변 고분군인데

아까 황룡사지와 마찬가지로

신라왕경특별법 이 지난 11월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기념으로

입장료 무료행사가 진행중이었다

삼삼오오 놀러온 가족들이나 젊은이들(내가 이제 이런 표현을 쓰다니...)이 드문드문 보였고

외국인들도 단체 관광객이 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여기가 그 유명한 천마총이구나

담장 너머로는 황리단길스러운 한옥 수제맥주집이 보이고

굳이 경건 에 한자를...

무덤의 내부를 재현한 건 꽤 좋은 모습이었다

출토 당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이런 것도 외우고 살던 시대가 있었는데

확실히 어른이 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 찾으면

역사나 유물에 대한 감흥과 느낌이 좀 생경해지는 것 같다

이렇게 확대해서 유물의 세세한 결까지 확인할 수 있는 것도

꽤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왜 외국어 설명이 위는 영어로만 돼있고

아래는 서어 불어 독어 등 까지 되어있고 좀 중구난방인 느낌도;

재정비 완공이 작년 7월이면 얼마 안됐구나

그럼 천마총...과 대릉원도 여기까지

바로 옆이 그 유명한 황리단길인데

아주 차도 많고 사람도 많다

경주 관광객은 다 여기 온 듯

딱봐도 힙터지는 가게들이 즐비하고

차도와 인도 구분도 잘 안되는 좁은 이면도로 양편으로

온갖 먹거리와 장신구를 파는 가게들이 늘어서있다

뭘 먹거나 살 생각은 없어서 그냥 이런 게 황리단길이구나 하고 지나가는데

순간순간 걸음을 잡아끄는 가게들도 있었다

아휴 정신없어...

이런 가게들이 있는게 뭐 싫은 건 아니다만

이런 Hipsterification 현상이 

전통가옥과 그런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는 도시와 장소에서

대부분 엇비슷하게 일어나는 듯 하여

어딜가든 Meh, 하고 지나가게 된다

뭐 구경만 해도 재미있는 경험이긴 했다

개중에 정말 개성있는 맛집도 있을테고, 

전국구 트렌드로 성장할 포텐도 갖고 있는 가게도 있겠지만... 

난 잘 모르겠어~

뒤따라오던 가족이 나 사진찍는거 보고 같이 찍더라

황리단길 끄트머리에 신설중이던 유료 공영주차장

확실히 땅은 넓고 대중교통 액세스는 나빠

카 셰어링 또는 자차의 비중이 높은 경주에서

주차장 공간의 확보는 큰 이슈로 보였다

여긴 특이하게 교회 건물도 한옥이었다

뭐 그런 곳을 한두번 보는건 아니지만 이렇게 규모가 큰 곳이 한옥 양식인건 또 신선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