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역 앞의 스타벅스여서

여기에도 나가사키의 주요 관광 스팟을 소개하고 있었다

나가사키역 앞 관광안내소에서 산 전차 1일 승차권

전차가 생각보다 빨리 오고 주요 관광지를 잇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이걸 쓰는게 이득이다

그나저나 여기서 몸 좀 녹이고

커피 한 잔 하면서 좀 진정시킬까 했는데

몸 상태가 갈수록 안좋아져 움직일 수는 있을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전차를 타러 나왔는데

묘하게 풍경이 작년 들렀던 시모노세키 역 앞과 비슷했다

역전 전차 정류장은 이렇게 생겼는데

확실히 몸이 안좋아 판단력이 흐려진 탓인지

저거 내가 타야할 전차인데 넋놓고 있다 그냥 보냈다 ㅋㅋㅋ

주요 관광지에 인접한 정류장에는 이런 관광안내가 있었다

그리고 정류장 이름 다수가 바뀌어서 이 역시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게재하였다

나가사키에서는 현재 IC 카드 사용이 안되는 곳이 많은데

2020년 3월부터 전차, 버스, 쇼핑시설에서 사용이 가능하게 바뀐다

뭐 관광객 입장에서 전차야 1일 이용권 쓰면 되지만

미묘하게 버스가 빠른 곳도 있기 때문에

IC카드의 쓰임새는 분명 있다

어차피 여기서 뭘 타든 중간에 갈아타야 하므로

빨리 오는 걸 탄다

생각보다 나가사키가 큰 동네가 아니어서

금새 도착

오른쪽으로는 강이 흐르고

왼쪽으로는 좁은 찻길이 있는 등

아주 협소한 곳이다

이쪽에서도 볼게 제법 있긴 한데

일단 오우라 천주당만 볼까 한다

들어오는 길에 서 있던 카스테라집 나가사키당

나가사키 카스테라야 워낙 유명하므로 어딜가든

저런 가게가 있었는데 뭔가 저기가 제일 커서 

나중에 내려올 때 저기서 사야지 하고 지나쳤다

큰게 좋은거지 참

이날도 날씨가 참 청명하고 좋았다

여기까지 왔는데

입장료가 1000엔인건 모르고 왔다

할인 이런 것도 없고...

아무래도 역사적 가치가 있는 중요문화재여서 더 받는 게 있나보다

야자수가 양쪽에 서 있는 흰 칠이 된 모습은

일본의 성당이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의 스페인 정복 시절 건립된 성당 양식을 떠올리게 한다

관광지로서의 의미 못지 않게

카톨릭에게도 중요한 곳이라

(프란치스코 교황도 왔음)

한국어로도 충실히 대응이 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서일까 이런 일루미네이션 장식도 있었고

입장권(성인 1000엔)과 안내책자

신도발견(카쿠레키리시탄이 공식적으로 카톨릭과 일본 사회에 '나타난') 150년을 언급하고 있었다

카쿠레키리시탄이야 다양한 설명들이 있으니

(심지어 나무위키 설명도 읽어볼만함)

그쪽을 참조하거나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이라든가

이런 걸 보면 도움이 될 듯

그나저나 한 켠에 이런 돌 벤치가 있었는데

...정말 이렇게 사악하게 만들 이유가...

요한 바오로 2세는 1981년에 나가사키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천주교가 박해받을 때 순교하고

임시로 이 곳에 묻힌 한국인 신도들이 있었는데

그 부분도 기리고 있었다

이제 예배당으로 들어가보는데

.일본의 성모상이라는게 세워져 있었다

신도발견기념이라니 뭐 그런 의미겠지

예배당 내부는 촬영금지였는데

약간 평범한 19세기의 성당 구조였고 특별한 건 없었다

확실히 여기서 보면 일본의 느낌이 잘 안 든다

(오른쪽 기와지붕을 빼면 특히)

한켠에는 박물관도 있었다

여기는 좀 본격적인 전시물과 자료가 있어서 이런저런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예수회 선교사들에 의해 어떻게 천주교가 전래되고

에도 막부가 어떻게 이들을 탄압하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특히 나가사키는 

1) 유일한 개항 항구, 2) 에도에서 가장 먼 지역 3) 선교사들의 기착지인 중국과 인접

이런 이유로 천주교의 세가 강했던 곳이지만

막부와 다이묘들의 철저한 박해로 수많은 사람들이 처형당했고 

(나가사키 서쪽 수많은 섬들도 샅샅이 뒤져 모두 죽였다고)

이런 박해를 피해 사람들은 

불교 집회와 유사한 형태의 미사,

관음보살상을 닮은 성모상,

일본 설화와 미묘하게 믹스시킨 성경,

원어와는 발음만 비슷한 형태로 변형된 기도문(Horatio) 등

최대한 외부에 발각되지 않는 형태의 신앙을 유지했는데

이들을 카쿠레키리시탄이라고 하더라

과거 신학교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인지

목조로 된 내부는 발을 내디디면 삐걱거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나가사키와 아마쿠사 지방의

잠복키리시탄 관련유산

입장료가 참 비싼 곳이었는데

확실히 역사적 맥락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보니

그 당시의 시대상과 가혹한 탄압, 신앙을 지키려 애썼던 사람들의

눈물겨운 싸움이 신앙인으로서 좀 감명깊었다

아까 봐둔 카스테라집에 가려는데

여기는 무슨 군함도 디지털 박물관이란 것도 있냐;;

가게에 들어갔더니 손님은 나 밖에 없고

영어나 다른 언어를 쓸 생각이 없어보이는 직원들은

일본어로 뭐라 설명을 했지만 난 알아듣지 못했고

먹어보라며 카스테라 한 조각과 녹차를 권했다

맛있긴 하더라... 안에 흑당같은 것도 씹히고

다시 전차를 타고 시내로

원래 정상 컨디션이면 중화거리에 가서 짬뽕을 먹을 생각이었지만

도무지 뭘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상태가 엉망이었다

메가네바시 도착

정류장이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정도로 비좁다

뭐 별볼일 없는 곳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그저 날씨 좋고 사람 없고 하니까 괜찮다

근데 여기 뭐 난간도 없고 너무 위험한거 아니냐

강이 얕은 것도 아니고 이래도 괜찮나;

저 징검다리도 건너가야 하는데

건너편에서 중국계 남자 둘이 겁나 시간끌며 사진 팔천 장 찍고 넘어와

상당히 짜증이 났다;

그냥 이런 아치를 만드는 기술이 없었던 일본인들이

서양기술로 저런 다리를 만드니까

안경닮았다며 안경다리라고 붙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고양이!!!!!!!!!!!!!!!!!!!!!!!!!!!!!!!!!!!!!!!!!!!!!!!!!!

영역표시를 하고 이렇게 우두커니 앉아

볕을 쬐고 있었다

리본은 누가 매준겨

왜 이쪽에 이렇게 다리가 많은고 하니

이 다리 건너편에 사찰이나 신사가 많이 있고

참배객들이 이 다리를 통해 왕래하다보니

이 주변에 상점가가 많이 생겼다고

바람이 좀 불었지만

참 쾌청한 날이었다

어차피 전차 타고 평화공원쪽으로 가야하니까

갈아탈바에 그냥 한 번에 가는 전차를 탈 수 있는 곳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나가사키 공회당 앞

음 근데 사진 정리하다보니

저 우측 상단 얼룩을 못보고 사진을 엄청 찍었었네 ㅠ

전차들 생긴게 너무 레트로해서

다들 몇십 년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