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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회복도 안 됐는데

슬슬 감기로 맛이가기 시작한 상황에서

새벽에 잠 깼다 다시 잠도 못 잔 상태에서

비척비척 길을 나섰다

대체 왜 고생하려고 여행하는 걸까

헉 ㄷㄷ 보트에타... (야구 밈입니다)

일본에서도 크고 둥근 달이 여행기간 내내 떠 있었다

아직 컴컴한 하카타역

본격적으로 북큐슈레일패스의 사용을 시작한다

아침 시간대 카고시마추오 방향 열차는 정차역이 참 많다

열차편성도 츠바메-사쿠라-츠바메-사쿠라 식으로 거의 통근열차 수준

이런 패턴은 산요신칸센도 마찬가지여서

6시대의 열차는 속달형 도쿄행 노조미는 두 대 있고

유사 히카리인 히카리 레일스타, 전역정차하는 코다마 이런 식이다

내가 탈 열차는 츠바메 307

사실 츠바메면 그냥 레일패스 들고 자유석 타도 되지만

기왕 패스 받은걸로 한 푼이라도 더 뽑고자 지정석을 끊었다 

뭐 돈 드는 것도 아니고

큐슈 신칸센 정차역은 모두 서는 츠바메

JR서일본의 N700계 열차가 끌려와서 알바를 뛰고있다

아마 카고시마추오를 찍고 다시 신오사카까지 갈 것 같다

누가 이 시간 츠바메 지정석에 탈까 했는데

대여섯명 정도가 있었다

산요-큐슈 신칸센 지정석은

특히 의자가 넓고 푹신해서 좋음

도카이도 신칸센과는 또 다르다!

반대편에는 요즘 보기 힘든 히카리 레일스타가 대기 중

반대 방향인 신오사카로 간다

다음 목적지인 쿠루메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으므로

음료수만 하나 사서 탔다

밥은 가서 어찌저찌 해결해야지...

역시나 순식간에 도착

정차시간이 1분도 안되므로

내릴 사람들은 미리미리 준비 잘 해야한다

사실 여기 온 건 다른거 없고

있다 쿠루메 역을 지나는 특급열차를 타려는 것인데

할게 정말 없으므로 대합실에서 기다린다

대합실 안은 춥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졸음이 올 정도로 따뜻한 곳이 아니었다

있다 나가사키 갈 때 먹을 밥도 미리 골라놓고...

아 근데 이거 좀 덥혀달라고 했어야 했는데

그냥 사와서 차고 덩이진 밥을 먹어야 했다

맛있는 도시락이었는데...

슬슬 밖에 동이 트고

전철역에 오는 사람도 늘어난다

아직 7시지만

이번에 탈 열차는 특급열차 아리아케

원래 그 이름처럼 아리아케 내해를 병주하는 열차로

큐슈 신칸센 개통 전에는 꽤 긴 노선을 다닌 열차였지만

신칸센 개통 후 편성 수, 열차 객차 수, 운행구간 모두 칼질 당해

이제는 평일 오무타~하카타 1대 밖에 없다


특 급 유 명

그나마도 주말 휴일에는 없다

그냥 아침 하카타행 통근특급 정도로 명줄을 유지하고 있는 셈

쿠루메의 상징은 진달래라고 한다

눈물겨운 아리아케의 역사

원래 8량 편성이었는데 그나마도 칼질당해

이제 7량 열차가 되었다

반대편에는 부지런히 근거리 수송용 보통열차가 돌아다니고

JR큐슈의 온갖 특급에서 마주치는 787계 까만 열차가 왔다

원래 787계 열차는 하카타~카고시마를 오갔던

특급 츠바메가 쓰던 열차였는데

큐슈 신칸센 개통 후 쓸데가 없어진 이 열차에

츠바메 로고만 덮고 아무 특급이나 굴리고 있었다

쿠루메에서 토스까지는 5분 밖에 안 걸린다

보통차 지정석도 없는 이상한 열차

순식간에 토스 도착

낡고 역사가 느껴지는 역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토스 역의 상징 이미지는 축구장인데

바로 사간 도스의 홈 구장이 토스 역 바로 앞에 있기 때문이다

사간 도스도 외국인 취업사기 당한 불쌍한 곳이다(...)

좀 뜬금없지만 이거 타면 모지코까지 바로 갈 수 있음

근데 그럴바에 하카타에서 신칸센 자유석 끊어가는게 현명하다

너무너무 오래 걸려서...

내가 탈 차는 나가사키 행 카모메

특이하게 평일과 주말휴일 편성이 동일하다

이런 똥차가 아직도...

아침 공기가 워낙 쌀쌀해

뜨끈한 우동이나 한 그릇 할까했는데

몸 상태가 너무 안좋다보니 뭘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생각따위 접어두고 그냥 밀어넣었어야했는데...

쿠마모토 행 보통열차는 출발하고

또 기다린다...

입김이 하얗게 나올정도로 추웠다

슬슬 열차가 온다는 방송이 나오고

줄 서는 사람들도 하나둘 나타난다

도착

카모메 특유의 흰색 차량이 아닌

아까 탔던 검은 787계가 왔다. 좀 실망...

근데 아침 시간대 자유석의 인기를 잊고 있었다

약간 관광객이 많아 좌석이 없는게 아니라

실제 통근 통학 인구로 자유석이 가득 차 있어서

내가 예상했던 그런 분위기와는 많이 달랐다

간발의 차로 일본인에 앞서 마지막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은 거짓말처럼 사가에서 다 내렸다

사가부터는 예의 일본 특급열차같은, 아주 널널한 좌석에서 기절하듯 쓰러져 갔다

그래도 아침 일찍 나온 보람이 있어

9시 26분에 나가사키 도착

감기몸살로 아주 정신이 없지만 여행은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