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으니 좀 더 돌아다녀본다

마루카츠 라는 백화점을 지나는데

어째 도쿄와 삿포로에서도 본 간판이 있어 일단 기억해두기로

헤이와도리 곳곳에서 이런 조형물을 발견할 수 있다

애옹

근데 아무래도 행사 전 부스만 설치해둔 것이어서

상당히 썰렁한 느낌이었다

아사히카와 공항 직항노선이 있는 지역 토산물이라든가,

인기요리별 코너라든가,

학생들의 요리코너라든가

뭐 이런 컨셉별 구성이 꽤 흥미로웠다

내가 못 먹어서 문제지

점심과 저녁 사이 아주 애매한 시간대여서

뭐 딱히 들어가보고 싶은 가게도 없었다

좀 아쉬운 부분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런 조형물도 있고

이 손모양 동상이 헤이와도리 카이모노 공원의 끝을 알린다

미묘하게... 그 손 모양이 보이는데 혹시...???

근데 생각해보면 아사히카와는

어느 일본 아니메의 로케지로도 유명하다

'사쿠라코 씨의 발밑에는 시체가 묻혀있다'의 로케지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조할 것

2주 뒤 아사히카와 하프마라톤 개최 교통규제 안내표지판

아까 오전에 봤던 마라톤 뛰던 학생들은 이걸 준비하고 있던걸까?

이제 한국형 손하트 제스쳐는 아주 보편적인 것이 되었다

여기가 아사히바시

이시카리 강과 우시슈베츠 강이 합류하는 지점이기도 하며

아사히카와 최대의 축제인 후유마츠리(겨울축제)가 열리는 곳 중 한 군데이기도 하다

적당한 구름과 서서히 저무는 해가 어울려

경치가 볼만했다

눈 내리는 겨울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땐 너무 추우니까

무려 쇼와 6년(1931년)에 건설되고 쇼와 58년(1983년)에 보수하였다

이시카리 강은 홋카이도에서 가장 긴 강이자

일본에서도 세번째로 긴 강이라는데

겨울철이 되면 아마 꽁꽁 얼어 스케이트나 스키타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8월 초 여름축제 시기에는 이 다리가

통으로 보행자를 위한 것이 되는 것 같다

동쪽으로는 이시카리 강(좌측)와 우시슈베츠 강(우측)이 보이고

우시슈베츠 강 뒤편 멀찍이에

다이세츠잔 국립공원이 살짝 보인다

이시카리 강 리베라인코스

- 워킹코스

- 러닝코스

-걷는 스키 코스

수상한게 하나 있는 것 같은데

아사히바시 바로 근처에는 토키와 공원이라는 곳이 있다

제법 큰 연못도 있고 보트도 빌려 탈 수 있나본데

그런 계절은 살짝 지난 모양인지 아무도 없고

물새만이 보트에 올라타있다

좌측에 보이는 건 천문대로 썼댔나...

여행 막바지에 접어들며

피로가 있는대로 쌓여있는 상태였지만

참 경치좋고 산책하기 괜찮은 공원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제법 있을텐데

이렇게 관리가 되기 힘든걸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으 근데 저거 뭐야; 무슨 까마귀가;;;

얼릉 도망쳤다

다시 헤이와도리로 돌아왔는데

대뜸 이런걸 발견했다

수원과 아사히카와가 자매도시였다니

나름 드라마 로케지였다고 한다

찾아보니 저 사랑비라는 드라마 자체는 처참하게 망했지만

당시 사상 최고액인 90억원에 일본에 수출되었다고 한다

아사히카와에서 니혼햄 파이터즈 경기를 개최하는 갑다

(※ 9월 16일 아사히카와 스타루힌구장(25,000명 규모)에서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경기함)

스타루힌(スタルヒン)이라는 이름은 NPB 최초의 외국인이자

300승 투수인 빅토르 스타루힌(Виктор Старухин)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한다

스타루힌이 러시아 태생이긴 한데 

9살 때 아버지를 따라 망명, 정착한 곳이 이 아사히카와여서 제 2의 고향이라 할 수 있다

타피오카 노미호다이???

아까 봐둔 애니메이트에 가보기로 했다

(아마) 일본 최북단의 애니메이트는 대체 어떤 곳일까

어 음...

...이런 건 또 처음 봤다...

남성향보다 여성향 비중이 월등히 높은 애니메이트는 또 신선했다...

이제 뭐 딱히 볼 것도 없고 해도 기울고 하여

얼른 들어가야겠다 영혼없는 쇼핑도 좀 하고

불과 사흘 전 삿포로에서 30도 날씨에 고통받던 걸 생각하면

아주 천국같은 곳이었다

일단 역 근처로 와서

인근 슈퍼와 드럭스토어를 가보기로 한다

쉽이 뭔데 대체

수출제재에 대한 한국의 보복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름이다

어떻게 거리 이름을 카이모노(쇼핑)공원이라고 지을 수가 있냐...

그와중에 헤이와도리는 왜 반복되고

이온몰에서 대충 선물거리 싹 털고(못산것도 좀 있었지만)

푸드코트에 왔다

여기가 사람이 제일 많아보이기도 하고

뭔가 맛있어보여 가봤다

약간 철판 스테이크? 철판구이덮밥? 같은 느낌이던데

아 그리고 중국인 되게 많아서 좀 의외였다

다들 따로따로 자유여행으로 온 것 같았는데 

가장 첫번째 메뉴와 우롱차를 시켰다

약간 우리나라 빕스에서 돌판 스테이크 시키면 나오는

그런 비주얼이었다

기름인지 뭔지가 엄청나게 튀고 있었다

서서히 고기가 달궈지는 걸 보며 

밥을 이렇게 이렇게 비벼 먹는 것이었는데

꽤 색다른 맛이었다

앞에 소스통도 비치되어 있긴 했는데 굳이 그런거 없어도 맛있었다

고기를 잘 익혀가며 비벼가지고 먹으라고...

아사히카와 먹을게 많긴 하지만

이온몰 푸드코트도 뭐 나쁘진 않았다

사실 더 큰 식당가가 

저쪽 산로쿠가이(헤이와도리에서 왼쪽으로 한 블럭 더 가면 있음)에

있다는데 마냥 귀찮았다

뭐 다 술집밖에 없겠지 뭐 하면서

약간 신포도(...)를 보는 여우같은 생각을 했다

아무튼 밥도 다 먹고 슬슬 숙소로 돌아가야겠다

잠깐 무인양품 구경 좀 하다

두번다시 숙소 밖으로 나오지 않을 생각으로

술과 야식거리를 골라 돌아갔다

오늘은 아주 먹디 죽을 것이다

세이코마트에서 산 토카치 레드와인과

이온몰에서 산 무슨무슨 사케, 

호로요이 서양배+사과맛, 

삿포로맥주 여름한정판 후라노 뭐시기(...),

소라치 에일맥주

그리고 문제의 타피오카딸기오레사케...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술은

이름부터 너무 파격적이어서 리큐르 샵에서 고를 수밖에 없었지만

맛은 더 충격적이어서

지구의 술을 좋아하는 모든 이들이 이걸 먹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만 당하고 살 수는 없다 너무 억울하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뉴스가 따로 준비되었나 보다

간토를 할퀴고 간 태풍이 특히 치바에 준 피해는 심대하여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정전과 같은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자정을 넘긴 심야 프로에서는

유명한 전직 AV배우가 출연하여

이런저런 토크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갖가지 술에 잘 비벼져 

쓰레기같이 여행 마지막 밤을 보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