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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근데 버스가 와서 탔을뿐인데

너무 일찍 온 것 같다

왓카나이에서 IC카드같은 건 먹히지 않으니

현금을 꼭 준비해야 한다

근데 오렌지카드 발매 끝난게 6년 전인데 아직도...

어디 나가기엔 체력도 안좋고

딱히 볼 것도 없을 것 같아

왓카나이역 2층 휴게실에서 시간이나 때우기로 했다

1층 기념품 가게에서 산 아이스크림

소야의 소금이 들었다고 한다

대체 소금이 든 아이스크림이란게

가당키나 한지

이런걸 대체 누가 만들고

누가 사먹나 했는데

오 맛있어 맛있어

정말 소금이 든 것 같긴 한데

바닐라 아이스크림하고 딱히 이질감도 없고

단짠의 밸런스가 꽤 괜찮았다

진짜 소금이 들었다는데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소금이 든 아이스크림을 먹다니...

다음은 리시리섬 미역분말이 들어갔다는

우유버터쿠키

뭔가 와! 북해도! 왓카나이! 소야미사키!

이런게 들어있었는데

딱히 이걸 먹고 싶어서 산 건 아니고

가볍게 요기하려고 보니

여기서 파는 간식은 죄다 오미야게 포장이라

먹기 좀 부담스러워서

그나마 이 비누곽만한 걸 샀다

...맛은 그냥 쿠키였다

미역분말을 넣긴 한거니?...

다음은 어째서인지

삿포로 구르메(Gurmet) 푸드에서 만든

유바리 메론 숙성 즙이었다

과즙 15% 가 들어가 있고

요구르트도 들어있다는데

가격이 2xx엔 이었으니 꽤 비쌌다

근데 왜 메론주스 색을 주황색으로 하는걸까

일반적으로 메론 하면 

다소 밝은 초록색, 껍질 색을 떠올리는데

이게 다 메로나때문이다

북해도 하스캇프 캬라멜

새콤달콤(甘酸っぱい)한 연인의 맛(...)이라고 적혀있다

근데 이건 싸구려같은데 중독성 있어서

의외로 오늘 사먹은 간식 중 제일 맛있었다

마지막은 요이치 사과구미

뭐 젤리 종류야 치트키 수준이라

순식간에 사라졌다

젤리 넘 맛있다 건강에 해롭지만...

이런저런 걸 집어먹으면 멍때리는데

앞 자리에 있던 어느 사람이 막 나가길래 따라가봤다

아까 오전에 들렀던 발코니에서

내가 타게 될 특급열차의 입선을 구경했다

키로하261-202

이게 오늘 왓카나이에서 삿포로까지

직행하는 유일한 열차이다

그래서일까

제법 사람이 많았다

저 왼쪽 건물에서 일하는 분들은

귀찮게 안 돌아가고

바로 오른쪽 저 쪽문으로 나다니는 것이었다

갈 때가 다 돼서야 찍는

JR 일본 최북단의 역

최남단의 종착역인

마쿠라자키와는 우호도시체결을 했다고 한다

참고로 왓카나이에서 마쿠라자키까지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절대 하루 안에 갈 수 없다

대충

1) 왓카나이에서 버스타고 하코다테

2) 하코다테에서 신칸센 하야부사 타고 도쿄

3) 도쿄에서 신칸센 노조미 타고 오사카

4) 오사카에서 신칸센 미즈호 타고 카고시마

5) 카고시마에서 보통열차 타고 마쿠라자키 (1회 환승)

이런 식인데 꼬박 32시간 정도가 걸린다

그리고 그 곳까지의 거리는 3099.5km에 달한다

대충 LA에서 시카고까지 차로 3200km 정도 된다니까

일본도 참 길쭉한 나라긴 하다

만약 특급열차가 정차하는 역으로 따지면

이부스키 역이 최남단이 된다

여기까지 거리도 3057.4km 니까 참 긴 편이다

도쿄까지는 1547.9km

거의 마드리드 - 브뤼셀 (1550km) 간 도로 거리만큼 나온다

삿포로까지는 396.2km

고양 - 울산 (397km) 랑 비슷한 수준이다

참 홋카이도도 넓은 땅이다

그 철도 강국 일본에서

기차가 망하는게 이상한 게 아니다

(홋카이도를 통틀어 사철이 몽땅 망한걸 보면)

이제 마지막 목적지인 아사히카와로 출발

아사히카와가 그나마 가까워서 259.4km

부산역 - 대전역 (258.6km) 만큼이다

하지만 여긴 선로 형편이 썩 좋지 않아

3시간 가까이 걸린다

뭐 좀 느린 새마을호 탔다 생각하고 가야...

이번엔 문가 쪽 맨 앞 자리를 배정받았다

오른편의 2열 시트에는

어디로 놀러가시는건지

놀러왔다 돌아가시는건지

어르신 몇 커플이 이미 앉아계셨다

아무래도 노년층 대상 기획승차권도 있고 하니

비행기보다는 싸겠지...

아무래도 가는 길에 배고플 것 같아

급히 세이코마트에서 산 뭐시기들

홋카이도에서만 판다는 조지아 밀크커피와

도라야끼, 주먹밥

왓카나이는 다음역이라는 얘기가

뭔가 서글퍼보였다(...)

콘센트를 쓸까 했는데

이상하리만치 시꺼멓게 그을은 걸 보고

공포감이 들어 손도 대지 않았다

해질녘에 출발한지라

구경할 것도 없고 해서 사진도 찍지 않았다

인터넷도 안되는 지루한 구간을 지나

드디어 아사히카와 도착

특급 소야는 하루 딱 한 편만 운행한다고 하더라

하긴 그린석이나 몇 석 안되니 그렇게 종종 차기라도 하는데

보통석도 잘 안 팔리는걸 보면...

나를 태우고 온 특급 소야는

가던 길 그대로 삿포로를 향해 떠나고

윽 커버 잘못 끼워서 1,7시 방향이;

플랫폼에서 한 층 내려오면 바로

1) 아사히야마 동물원

2) 아사히카와 공항 버스 정류장 위치부터 알려준다

이 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듯 했다

그 와중에

역 홈 제설 스태프 모집 광고가 놀랍다

적설량 엄청날텐데 일급 8000엔이면;; 음

아사히카와는 열차가 그리 늦게까지 다니진 않는 곳 같다

가까운 도시로 향하는 보통 열차 몇 대와

멀리서 오는 특급열차 막차 몇 대 정도만이

출발도착안내에 떠 있었다

역에도 역무원과 나 뿐이었다

S킷푸가 뭐지 아무튼

9시 30분인데 뭐 아무것도 없고 캄캄했다

이게 노출 낮춘게 아니라

진짜 이 정도 밝기였다

역앞 이온몰은 문 닫았고

호텔 간판만 훤하게 켜져있다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죄송합니다 까지 쓰는 회송차는 또 처음봤네

토요코인 아사히카와 이치조도리

으아 모르겠어 나 얼른 잘래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