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전날 술을 엄청 마시고 잔 댓가로 끔찍한 숙취에 시달리며 기상

아직 해가 뜨기도 전인데 이렇게 부산을 떠는 이유는

바로 앞 아사이치에서

아침 시간에만 먹을 수 있는 (사실 그런건 아니지만

아침밖에 시간이 없다보니) 밥이 있기 때문이다

으 몸은 몸대로 피곤하고 속은 뒤집어져서

정말 먹어야 하나 싶었지만 

사람들의 격려를 되새기며 어쨌든 나가기로 한다

어차피 다시 들어올거라 씻지도 않음

유명한 관광지인 아사이치라고 해도

이 정도로 이른 시각엔 사람이 별로 없다

여기는 하코다테 역에서 아사이치쪽으로 나오면 보이는

첫번째 건물인데

뭐 여기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지만

뭔가 좀 더 좋은 걸 먹어보고 싶었다 기왕 왔는데

원래 우니동 하면 좀 유명한 가게가 있는데

약간 늦게 열기 때문에 당장 지금 먹을 수 있는 가게 중

타베로그 평점이 좀 괜찮은 곳을 찾아봤다

키쿠요식당 본점

뭐 어시장 근처 가게들이 다 그렇지만

덮밥류 말고 낮시간에는 숯불구이도 파는 것 같았다

세트메뉴도 있고 단품도 있었다

뭔가 세트를 시키면 약간 낮은 재료를 쓰지 않을까 걱정하여

우니동을 단품으로 시키고 카니시루를 따로 시키려고 했는데

어차피 우니동 시키면 국물이 나오는데... 해서 그냥 우니동만 미니사이즈로 시켰다

뭔가 풀사이즈로 먹으면 탈이 날 것 같아서...

그리고 일단 비싸다!

뜨거운 차를 한 잔 하며 좀 정신을 차리다 보니 밥이 나왔다

미니 우니동

싯가로 계산했는데 계산할 때 보니 3620엔 나오더라

미친 가격;

그리고 맛은 더 미쳐있었다

성게덮밥으로 해장이 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안 먹었으면 뭐 이런 맛있는게 있는줄 몰랐으니 후회는 안했겠지만

이번 여행에서 중요한 것을 하나 놓칠 뻔 했다

그리고 바닥에는 뭐 하코다테 방언이나 

여기서만 쓰는 표현 따위도 들어가 있고

근데 정말 이런 표현 쓰나? 생각도 들었다

약간 바닷가 특유의 (정말 어느 나라를 가든) 억센 발음과

인근 도호쿠 지방 사투리랑 섞인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저는 일알못... 조용히 하겠습니다...

아무튼 완빵했다 훌륭한 식사였다 

내친왕...이었던

(아키히토의 딸인데 황족 외 남성과 결혼하여 황족 신분에서 이탈, 평민이 됨) 

구로다 사야코가 왔었다고

꽤 유명한 가게인가보다

하코다테 아사이치에서 3.5+ 인 가게가 몇 없는데

(여기보다 무라카미 라는 곳이 좀 더 유명한 편인데 여긴 아침 9시 오픈임)

키쿠요식당도 괜찮았다

5:00 ~ 14:00 오픈

연중무휴

대충 소화시킬 겸 주변 시장도 돌아봤는데

뭐 더 먹거나 그럴 생각은 없었던터라

그냥 구경만 하고

이런 어시장에서 (유바리산이라고 주장하는)메론도 많이들 팔던데

음... 나는 노량진에서 성주참외를 사먹진 않을 것 같다...

숙소로 돌아와보니 조식 대접을 아직 준비중이었다

된장국 이나 한 사발 들이키면 좀 나을까 싶었는데

아직 시간이 안된것 같아 방으로 올라왔다

한 숨 자면 낫겠지 하고 좀 눈을 붙였다

자고 일어났더니 좀 낫다

이제는 좀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다

ㄱㄱ 해

아직 7시인데 벌써 더운 것 같다

그림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시간이 일러 문 연 가게가 얼마 없었다

원래 이 이카메시를 사 먹으려고 했는데

이게 렌지에 돌려야 하고 뭐 그래서

식은걸로 먹으면 좀 맛 없을 것 같다 관두었다

가격은 939엔이니까 나쁘진 않았는데

그리고 삿포로, 아사히카와 다 팔더라고 하도 인기가 좋으니까

왼쪽은 키코나이로 가는 도난 이사리비 철도(JR 패스 면역)

오른쪽은 북쪽으로 향하는 JR홋카이도 노선들

하코다테 역 스탬프는 개찰구 오른편에 있는데

정확하게 조준하기 좀 어렵다 모양이 희한해서...

하코다테도 어제 도쿄부터 부지런히 와서 그나마

반나절이라도 봤지

솔직히 접근하기 좋은 곳은 아닌 것 같다

티웨이에서 하코다테 직항도 계획했었는데

한일관계 이모양 되니 그거 재추진하려면 백넌하청이고...

가장 가까운 정기 직항지가 삿포로 아님 센다이 정도인데

삿포로는 특급을 타도 3시간 30분이고

센다이는 일단 너무 듣보잡 비싼 JR패스를 끊지 않으면

여행 범위가 많이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

(센다이-하코다테 커버하는 패스는 삿포로 이북 홋카이도는 못 감)

아님 비싼 신칸센을 끊든가...

언제봐도 묘한 디자인의 261계 동차인 슈퍼 호쿠토(북두)

운전석이 저렇게 높은 건 눈 많이 오는 홋카이도 특성상 넓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운전석 창문이 저렇게 납작한 것도 적설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모로 눈 많이 오는 지방에 걸맞은 열차다

슈퍼 호쿠토는 하코다테와 삿포로를 잇는 특급 열차인데

본토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하코다테와

홋카이도 최대 도시인 삿포로를 잇는 열차인만큼

다른 JR 홋카이도의 특급열차보다 편성도 많고, 열차도 길다

그린석도 꽤 안락하게 구성되어있다

왼편에는 1인 시트도 있다

열차당 그린석 1인 시트는 8개 밖에 없음(일부 열차는 10개)

상부 도색은 뭔가 싸구려같지만 

깔끔하게 파란색으로 마감되어 있다

좌석 간격은 신칸센보다야 좁았지만

그래도 넉넉한 편이었다

신칸센과 마찬가지로 

목받이, 독서등, 리클라이닝, 풋레스트 등이 갖춰져있었다

검표 시 번거로움을 줄여주는 티켓 홀더도 있다

이러면 푹 자면서 가도 검표원이 깨우지 않을 것이다

캐리어도 올렸는데(솔직히 이때 제일 긴장함)

하야부사보다는 좁지만 안정적으로 올라갔다

대신 선반 사이사이에 분리용 턱이 있기 때문에

그점만 유의하여 잘 고정시키면 막 떨어지거나 하진 않을 것 같다

슬라이딩 테이블도 넓은 편이고

밥은 먹고 왔기 때문에 하코다테역에서는 간식과 음료만 샀다

우롱차와 닷사이 아이스크림, 오오누마 목장 아이스크림

어제 편의점에서 사놓고 술에 꼴아 못 먹었던 슈크림빵

안정적인 음료수 꽂이였다

의자 오른편 팔걸이 아래에 콘센트도 있었다

근데 일본 콘센트 공통의 문제인지

이게 꽂으면 딱 안정감있게 고정되는게 아니라

잘못 움직이다 누르기라도 하면

꽂혀있는 채로 플러그가 그대로 꺾여버린다;;;

임시로 잘 만져서 사고 없이 쓰긴 했지만

좀 조심해서 써야겠다 생각했다

하코다테 역 한켠에서 마주했던 도난 이사리비 철도의 동차들

사실 이게 키코나이~하코다테 사이 재래선 철도 구간이

홋카이도 신칸센 개통으로 중복설비가 되자

민간으로 대충 떠넘기는 모양으로 제3섹터화 했다는데

뭐 삿포로-오타루도 아니고 

(오타루-삿포로 구간도 아마 2031년 홋카이도 신칸센이 삿포로까지 연장 개통되면

민간 또는 지자체에 기존 철도설비는 넘길거라는 예측이 지배적)

지속가능한 운영이 가능할까 생각했다

아무튼 간식을 열심히 까먹었다

JR 홋카이도 내 (일부 임시 특급열차나 관광열차를 빼면) 모든 열차에서는

차내판매 서비스가 없으므로 (자판기도 없다)

꼭 역이나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준비해야 한다

맛차 팥? matcha azuki 니까...

겉으로 보기엔 무슨 된장처럼 보이지만;

꽤 달달하면서도 녹차 특유의 쌉쌀함도 살아있었다

이건 사고 시간이 좀 지나 많이 녹아버린 닷사이 주정 아이스크림

신기해서 먹어봤는데 정말 사케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이었다 (술은 안들었지만)

근데 닷사이면 야마구치현 아이스크림이잖아?

내가 또 아베 지역구에 도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