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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1층에서 스탬프를 찾아 도장 4개를 모두 받았다

한다고 뭘 주는건 아닌데 아무튼...

아까도 말했지만 정류장이 엄청나게 좁다;

삿포로나 구마모토도 이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모토마치가 있는 스에히로쵸에 도착

전차에 거의 짐짝처럼 실려왔다

여기서 딱히 할 건 없고

북방민족자료관이라는 곳에 가보려고 한다

가서 티켓 끊으려고 했는데

주변 안내도를 보여주며 여기 저기 다 포함한 티켓을 끊을거냐고 묻길래

여기만 해달라고 해서 300엔만 내고 입장권을 끊었다

사실 주변 네 군데의 통합 입장권을 판다는 얘기였다

1) 하코다테문학관

2) 하코다테시 북방민족 자료관

3) 구 영국 공사관

4) 구 하코다테 공회당

이렇게 묶어 840엔인데

각각의 입장료가 300엔이면 꽤 이득인 셈이다

(대신 위 팜플렛에도 나와있지만 겨울엔 5시까지만 오픈하니 좀 서둘러야 할 듯)

약간 후줄근한 건물(실은 구 일본은행 건물이다),

인적이 드문 자료관 분위기 때문에 봐도 괜찮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는게 많았다

한글이나 한국어 설명은 전무했지만 영어로는 번역이

제법 충실히 되어있었다

플래쉬만 터뜨리지 않으면 사진 촬영도 가능

미묘하게 영어쪽 글이 짧은 것 같지만 기분탓이겠지

그리고 기존 설명에 곁들여 업데이트를 하는 것도 있나보다

최초에는 단정짓듯 설명했는데

후일 추가한 문장에는 

(이런 아이누의 복식 패턴에 특정 의미가 있다는 주장은

여러가지 가설 중 하나일 뿐이다)

는 식으로 재해석의 여지를 남겨두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골든카무이 때문에 아이누에 대해 약간 관심을 가졌는데

생각보다 자료가 꽤 방대했고, 또 그에 대한 설명도

전문가에 의해 세심하게 달려있는 느낌이었다

다 읽어볼 만큼 여유가 있진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 번 들러봐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스에히로쵸 역에서 바로 앞이기도 하고...

북방권 민족들이 곰을 어떤 동물로 인식하고 있(었)는지

각 민족별로도 다르다...는걸 보여주는건가?

연해주, 사할린, 홋카이도와 시베리아 동북부 및 알래스카 권역이

곰을 두고 서로 다른 동물로 여긴다는 얘기같은데

아이누들의 놀이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었고

사할린, 홋카이도, 쿠릴열도 연안을 탐험한 기록도 있었고

아이누 및 북방민족에 대해 지식이 아주 얕지만

상당히 다양한 자료와 충실한 해석이 돋보이는 곳이었다

사실 시라오이라는 곳에 더 큰 아이누민족 관련 자료가 있다고는 하는데

각잡고 가지 않는 이상 약간 애매한 곳에 있다는 문제가 있다

노보리베츠와 도마코마이 사이 시라오이 역 근처에 있는데

2020년 4월에 재개장 한다는 포스터였다


방문객이 나 빼고 한 두어 명 더 있었나?

아픈 몸을 잠시 쉬게 했다 다시 길을 나섰다

여기가 되게 유명한 언덕길이랬나

(여기가 아님)

아까 티켓 살 때 봤던 구 영국공사관

입장은 자유인데 티 룸이나, 영국 수입 샵이 있는 모양이다

야 저거 동키호테에서도 파는건데

이쪽 길로 들어가면 개항 이래 생겨났던

교회, 성당, 예배당 등이 모여있는 곳이 있다

원래 여기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으려고 했는데

막상 와보니 너무 힘들기도 하고 입맛도 없고

무엇보다 썩 맛있어보이지 않았다! 다 코카콜라 간판 달려있는 그런...

일본도시들 하수도 맨홀뚜껑도 찬찬히 보면 깨알같은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여기가 그 유명한 포토스팟 맞는것 같은데

문제는 일본인들에게도 포토스팟이라 ㅋㅋ

지금 사진찍은 위치는 하코다테시 고등학교 정문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인데

사실 학교 바로 앞에서 이러면 안되겠지만

일요일이라 괜찮겠지 싶었다

하코다테 하리스토스 정교회

지금도 미사가 집전되는 실제 예배당이다

일본의 대주교인 성 니콜라이...

조용히합시다 꼭...

이 날은 더욱이 일요일이었다

얌전히 사진만 찍고 빠져나왔다

이제 저거 타러 간다

북해도 한정 이로하스 하스캇프맛

먹으면 먹을수록 덜 새콤한 블루베리같았다

아직 해 지려면 꽤 시간이 많이 남아서

사람이 그닥 많아보이지 않았다

여기 티켓은 인터넷으로도 팔지 않고

무조건 현장구매 해야하나 보다

(홋카이도 관광 할인티켓인가? 그걸 사면

로프웨이 할인권을 준다는데 신치토세수령이라...)

왕복 1280엔

삿포로의 모이와야마 로프웨이와는 달리

티켓이 1장이고 QR코드 인식으로 개찰하며

대뜸 IC카드 결제가 된다

충전되는 곳도 별로 없는 동네면서

저거 잃어버리면 최소한 편도 티켓을 또 끊어야 하므로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잘 간수하여야 한다

기념스탬프는 출발하는 곳에 2개

산정상에 2개가 있다

라이브캠으로 지금 정상의 풍경이 어떤지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화면은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다

다 보고 내려와서 몇 시 버스를 타야 

하코다테 역 또는 시내로 갈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

걸어가면 또 못 갈 거리는 아닌데 

JR역까지 한 방에 가는 건 확실히 큰 유혹이다

그래도 일몰 가까운 시각까지 버텨볼까 하다

지겨워져서 그냥 올라가기로 했다

제법 많은 사람이 탔다

케이블카 창밖 풍경도 꽤 쓸만해서

(창도 탁 트여있다)

분위기가 꽤 좋았다

이렇게 위층에서도 스탬프를 찍고

(용지도 따로 비치되어 있다)

이런저런 자판기와 흡연구역도 있다

하긴 겨울철이면 꽤 추울테니 이런게 필요하겠지...?

90초간 볼 수 있는 망원경인데

태양을 바로 쳐다보지 마라는 주의가 인상적

근데 100엔에 하트는 왜 들어간거임

전망대 뒤편에는 혼슈로 향하는 배들이 보이고

대충 전망은 이랬다

해질녘이 아니라 아쉽지만,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

슬슬 해가 기울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하나둘 쌓이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은 곳은 산 정상에서도 위층인데

좋은 야경 사진을 건지려면 여기서 제법 오래 존버해야지 싶었다

왼쪽 아래 보이는 계단 중에 의자가 있는 곳에서 앉아 대기해야 한다

계단쪽은 쿨타임 찰 때마다 직원이 와서 

'여긴 의자가 아니니 얼른 비켜달라'고 하며 쫓아낸다;

저 배는 가네모리 아카렌가 앞 항구에서 출발하는

블루문 이라는 페리인데

하코다테 인근 바다를 순회한다고 한다

[자세한 설명은 여기 : 영어]

어우씨 깜짝이야;

까마귀가 당신의 음식물을 훔쳐갈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군요

조심합시다

NHK와 하코다테 지역방송 송신탑이 여기 있나보다

정말정말 야경을 볼까 끝까지 고민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냥 가기로 했다

신칸센에서도 안 잤으니 

어제 한 4시간 자고 하루 종일 돌아다니고 있다

안 쉬고 돌

내려오는 케이블카에서도 보이는 수많은 관광객들

얼릉 도망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