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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일본 혼슈 복부의 좀 지루한 동네를 막 지나친다

니노헤

하치노헤

시치노헤토와다

다들 산골을 관통하는 터널이 많은 노선이라

인터넷도 잘 안 잡힌다

신칸센에서 무료로 쓸 수 있는 와이파이도 안 통함

그렇게 긴 신호없는 구간을 지나

이제 신아오모리

일본과 우리나라의 풍경이 여러 부분에 다르다지만

저런 무덤이 도시 한가운데에도 있고

대부분 저런 묘비가 빼곡히 들어찬 모습이라

참 낯설었다

신아오모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렸고

그린샤에 탄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다

하긴 도쿄에서 하코다테를 가려면

차라리 비행기를 타는 게 나을 것이다

신칸센 표를 제외하고

나머지 특급열차 표는 전부 홋카이도에서 사용할 것들이다

그리고 여행 중간에 티켓 몇 장을 잃어버려

이게 모든 티켓을 찍은 마지막 사진이 되었다(...)

이제 동일본의 영역을 지나 홋카이도로

JR 홋카이도의 최남단 관할역(이자 유일한 혼슈의 역)인

오쿠츠가루이마베츠

역 팻말부터 삿포로 맥주가 달리기 시작하고 디자인도 바뀌어 있다

그리고 세이칸 터널을 통과하는데

여기서도 인터넷이 되지 않아

(분명 얼마 전부터 세이칸 터널에서도 전화였는지 인터넷이었는지를

쓸 수 있게 됐다는 기사를 봤는데 와이파이에는 해당이 안되나보다)

이것저것 건드려봤다

머리 왼편에 달려있는데 독서등인데

밝기가 생각보다 꽤 밝았다

그 사이 열차는 세이칸 터널을 지나

홋카이도 땅으로

홋카이도의 최남단, 홋카이도의 대문이라 할 수 있는 키코나이

(인데 막상 내리는 사람은 거의 없음)

이제 짐을 챙겨 내릴 준비를 한다

의자 사이 공간이 꽤 넓어서

캐리어가 들어가고도 남는다

도착!

신하코다테호쿠토

도쿄에서 시작한 기나긴 신칸센 여정의 끝이다

오전 6시 32분에 출발해 10시 53분에 도착, 4시간 21분이 걸렸다

달려온 거리는 862.1km

서울-부산 KTX 왕복거리 정도를 달려온거다

여기까지 신칸센 그린석 티켓가격은 30,060엔이다

JR패스 그린권의 가격이 38,880엔이니까

이미 여기까지 온 걸로 본전의 80%는 채운셈

나를 태우고 온 열차는 바로 출발하지 않고

회송으로 바뀌어있다

일단 차량기지로 가나?

다들 내려서 가능 방향이 정해져 있으니

절대 멈추지 말라는 지시

일반 지정석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탔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정말

사람이 많았다

10량짜리 기차에 뭔 사람이 이렇게

열차에서 내린 사람

열차를 타러 온 사람

환승하는 사람 등이 겹쳐 난리가 아닌데

일단 하코다테로 가려면 출구가 아닌 환승 개찰구로 가야한다

JR 패스나 홋카이도 레일 패스를 갖고 있다면

저 레일패스 이용자 통로에서 역무원에게 패스를 보여주면

지나가라고 한다

왼쪽은 삿포로 방향으로 가는 특급열차 슈퍼 호쿠토와 보통열차가,

오른쪽은 하코다테 역으로 가는 연결차인 하코다테라이너가 선다

이렇게 모든 삿포로-하코다테로 각각 향하는 열차들의 출발시각이

모두 홋카이도 신칸센이 도착하여 열차에서 내려 환승하는 승객의 이동시간 등을 고려해

세팅된 느낌이었다

근데 일단 사람이 엄청 많으니 조금 서둘러야 한다

서서 가는건 경의중앙선으로도 충분하다

재래선 플랫폼에 오자 그새 역 팻말도 홋카이도 스타일로 바뀌었다

하코다테의 상징인 케이블카와 고료카쿠로 장식된 하코다테 라이너

많은 사람을 빠르게 수송해야 하므로

저기 삿포로에서나 볼 수 있는 신형 전동차가 들어와 있다

홋카이도 신칸센이나 하코다테 라이너같은데에

저 미묘한 보라색이 들어가 있는데

후라노의 라벤더 색을 형상화했다나 뭐라나

홋카이도는 추운 곳이므로

문도 수동으로 여닫아야 한다

가까스로 남은 자리 하나에 앉아 갈 수 있었다

하코다테 까지는 10여 분 남짓이지만 앉아가는게 좋지

?

히다카 본선은 홋카이도 남쪽 해안을 따라 병주하는 철도 노선으로

수년 전 태풍의 직격을 맞아 선로가 피해를 입었는데

이를 고치고 나아가 비슷한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전면적 보수공사를 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고 한다

가뜩이나 회사가 없어지네 마네 하는 JR홋카이도에게 그런 돈은 없었고

지금도 수리를 포기하고 버스로 대행운송중인 이 노선은

머지 않은 미래 역사속으로 아예 사라질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하코다테 도착

태풍으로 더운공기가 북쪽까지 밀려와

홋카이도라고 그렇게 시원한 건 아니었다

여기가 종착역이니 선로의 끝은 이렇게 막혀있다

아까 신하코다테호쿠토에서는 분명 쾌속하코다테라이너라고

표지판에 떠 있었는데

이제는 보통 등급으로 바뀌어 있더라

뭐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지?

하코다테는 아무래도 일본에서 가장 먼저 서양에 개항한 항구도시 중 하나라는 측면과 

과거 에조 공화국과 보신전쟁을 일으켰던 막말 지사들을

관광 아이템으로 내세우고 있는 듯 했다

여름에는 이런 비정기 특급 열차가

평소 다니던 특급열차와는 다른 경로를 지나간다고 한다

여행 계획을 짤 때 좀 구미가 당겼는데

도저히 여행 일정과 맞출 수 없어 포기했다

신칸센은 안 들어오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아직 11시인데 참 더웠다

날도 맑았고

역전 광장에서 뭔가 행사를 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이 날이 하코다테 거리음식축제?

비슷한 행사 마지막 날이었다

생각해보니 일요일에 여행한 적이 별로 없어서(후쿠오카 갔을때?)

그 많은 일본 사람들이 놀러나온 건 이번에 처음 봤다

토요코인 하코다테 아사이치

내일 아침 일찍 바로앞 아사이치를 가기 위해

여기 빈 방이 뜨기를 꽤 기다렸고

결국 여행 출발 직전 예약할 수 있었다

일요일이라 방 잡기 쉽지 않았지만

뭐 그건 여기에 국한된 문제고

다른 저가형 비즈니스 호텔들은 방이 꽤 넉넉했다

짐을 맡기고 나왔다

히지카타 토시조가 아까 얘기했던 그런 막부 말 투쟁의 상징적인 인물인데

이런 귀여운 캐릭터로 만들더라

그와중에 징기스칸의 징쿤이라니... 야 너 양이잖아...

하코다테하면 아지사이 라멘인데

오늘 점심은 뭔가 다른 걸 먹고 싶어서 일단 패스했다

그리고 시간이 맞지 않아 결국 아지사이 라멘은 먹을 수 없었다(...)

아지사이 라멘 매장은 

하코다테 역, 고료카쿠 타워 앞, 하코다테 팩토리(가네모리 아카렌가 옆) 앞에 있다

하코다테 라멘은 소금 라멘이라던데 좀 궁금하긴 하다

히츠마부시가 어째서 저렇게 해석이 되는지 모르겠는데

이제 전차를 타고 다른 관광지로 출발해야 한다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 간체자와는 달리

한글 글씨체가 참 눈물겹다

이날 하코다테 최고기온은 31도였다

참고로 이 전 날 도쿄가 32도였다

제발 에어컨이 나오는 전차여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