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료안지

2019. 5. 3.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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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덴 아라시야마 역

뭐? 다카오? 라고 읽었는데 대만 가오슝이었다

뭐 스탬프 랠리같은 걸 하는 모양

거 화이팅하십쇼...

역 구내에도 볼 거리 많긴 한데

(먹거리를 파는 곳이라든가, 족욕탕이라든가)

다음 행선지까지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스킵했다

에어컨 가동중이 아니어서인지 창문이 전부 열려 있더라

아라시야마에서 가타비라노쓰지 역까지 온 다음

하차하면 바로 맞은 편 플랫폼에서 료안지로 향하는 전차로 환승할 수 있다

쓰루패스로 탈 경우 내릴 때 카드 넣는 곳(IC카드처럼 터치하는게 아님)에 넣어서

다시 카드가 나올 때 뽑아가면 된다

새삼 볼때마다 이런 전차가 하루에도 수십번 다닐텐데

철로에 인접해 살고 있는 사람들은 시끄러워서 어떻게 사나 싶다

그런저런 생각을 하던 사이 료안지 역 도착

료안지 역도 벚꽃철에 아주 풍경이 예쁜 곳이지만

이미 꽃이 다 져버려서 좀 심심해졌다

이렇게 죽 뻗은 철로를 보고 있으면

마음 구석 어딘가가 아득해지고 멀리멀리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료안지

근데 생각보다 좀 많이 걸어야 한다

사실 버스타도 올 수 있긴 한데 도무지 얼마나 걸릴지 예측이 안되고

워낙 사람이 미어터져서 그건 좀 싫었다

관광과는 별 상관없는 주택가를 지나야 한다

중간중간 표지판이 있으니 잘 따라가면 된다

미묘하게 오르막길이다...

입장권을 샀다

배관권...이라고 읽는건가?

료안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정원 그림이 있다

불당으로 가기 전에는 이런 숲도 있고

대충 분위기는 이렇다

봄보다는 가을이 더 운치있고 괜찮을 듯

여기도 신을 벗고 신발장에 신발을 넣고 입장한다

가레산스이 미니어처도 있고...

뭐 대충 이런 느낌이다

이 정원에는 15개의 돌이 있는데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15개를 한 번에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다, 는 식의 섭리를 알려주는 곳이라고

15개를 전부 보려면 공중에서 봐야하나

결국 그 말은 하늘에서 이를 모두 볼 수 있는 절대적 존재만이 모든 걸 알고, 모든 걸 가질 수 있다는 뜻이겠지

근데 사실 15개 다 볼 수 있는 위치가 있다

(는 건 너무나 많이 알려져 있다)

돌 위치 숙지하면 얼추 15개 다 볼 수 있는 각도가 있다는데 대충 사진 찍은 이 정도 위치이다

구경 다 마쳤으니 이제 정원을 좀 구경하려고 하는데

뭔가 납골당같은게 있어서 가까이 가보니

2차 대전 때 버마 전선에서 죽은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세운...

그러니까 료안지의 58대 주지스님이 본인이 참전했던 곳에서 전사한 일본군들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었다

날씨가 참 종잡을 수 없게 오락가락했다

바람이 이따금씩 매섭게 불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꽃잎이 흩날린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참 마음에 안들면서도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나가는 길도 꽤 경치가 마음에 들었다

단체 관광객을 위한 주차장으로 가는 길도 꽃이 멋드러지게 피어있었다

헤이안진구 신엔과 함께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곳 중 하나였다

버스가 왔는데 더 이상 탈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아 한 대는 그냥 보내고

지루하게 기다리다 다음 버스를 탔다

어차피 탄 사람의 80%는 관광객이고 그 중 90%는 두 정거장 다음인 킨카쿠지에서 내릴 거였지만...

원래 계획은 이 버스를 타고 킨카쿠지미치에서 환승해

교토철도박물관까지 바로 가는 것이었지만 여기서 반전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