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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에서 술 홀짝이다보니 슬 시간이 되어서 직원의 안내를 받아 식사공간으로 이동했다

이렇게 신발 벗고 좌식으로 먹는 구조 좋음

전채로 해산물(도미, 고둥, 절인오징어)과 두부가 나와있고 식전주는 매실주였다.

오른쪽 아래 종지의 투명한 액체는 놀랍게도 간장이다

우리나라에서 먹던 일반적인 매실주 (설중매같은) 보다 향이나 도수가 더 강렬해서 좀 놀랐다

술 약한 사람들은 이거만 마셔도 술 좀 먹은 느낌이 날지도 

저런 한지에 그날의 메뉴가 적혀져 있고

영어 메뉴도 있더라

근데 사실 식재료라는게 모국어로 써도 모르는게 많은 것인지라

이걸 봐도 사전 찾아가면서 겨우 알 수 이해할 수 있었다

여기서도 술 주문은 무제한이기에 이것저것 시키기로 했다

나는 쇼츄를 시켰고

애인은 홋카이도산 화이트와인을 시킴

다 먹고 삿포로 블랙라벨 병맥주도 마심 후후

전채로 나오는 사시미(참치, 가리비), 식용채소와 꽃

꽃도 먹을만하더라

곁들여나온 야채도 향이 입에 넣자 향이 확 살더라고

토마토 소스로 맛을 낸 생선요리와

소고기찜과 백합 줄기라고 하네요 이건

이것만 봐선 정체를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고기니까 살살 녹는다

Octagonal Fish, 일본어로 トクビレ  (https://www.youtube.com/watch?v=tU79avgBj1Q) 라는 생선은

홋카이도, 아오모리, 이와테 근해에서 주로 잡히는 생선인데

홋카이도에서는 머리가 팔각형이라 はっかく(八角)라 부르는 듯 하다.

생김새는 기괴하지만 살은 아주 부드럽다

이걸 통으로 튀겼는데

먹기 적당하게 식혀서 나와 아주 바삭하고, 그 생선 등뼈 튀긴 지 오래되면 딱딱해져서 맛 없는데

그런 느낌도 전혀 없이 조리가 잘 되어 나왔다

그리고 나나츠보시 쌀로 만든 밥도 나왔다

ななつぼし (나나츠보시) 는 홋카이도에서 개량한 쌀 품종인데 맛은 거의 최상급이나

병충해에 약하다나... 아무튼 상당히 달고 맛있더라 쌀밥인데

반찬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었다 돈 아까워서가 아니라 정말 맛있음

디저트는 녹차모나카였다

싹싹 긁어먹음

이렇게 별실 형태로 되어있어 상당히 오붓한 분위기라 마음에 들었다

밥 다 먹고 나오니 밖에는 예보에 없던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까 술 한 잔 하던 바로 이동

객실 지나다니다 보니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고 (토요일이었으니 분명 사람이 제법 있었을 것)

올 인클루시브니까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여기서 술 마시는 사람 딱 네 명 봄;

다들 방에서 놀더라

나카시베츠의 우유로 만들었다는 사케로 시작

우유로 만들었는데 어떻게 사케지?

(찾아보니 사케는 아니고 리큐르? 라고 봐야할듯 - https://maido-imai.shop-pro.jp/?pid=48920193)

우유맛이 은은하게 깔리는데 거부감이 들지 않더라

요이치 위스키가 맛있대서 그것도 마셔보고

이건 까먹었다 뭘 타줬는데;;

애인과 엄청 수다 떨고

슬슬 피곤하고 바도 문 닫을 시간이라 입가심으로 생맥주도 한잔했다

이상하게 홋카이도에서는 삿포로 생맥주 찾기가 힘들더라

애인은 초코시럽 꾸덕하게 바른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아 그걸 파워풀/마일드라고 부르는구나 세상에;

애인은 먼저 자러 가고

방에 딸린 개인욕탕 써보고 싶어서 물 받아서 좀 놀았다

옆에 창문이 달려있는데 빗소리를 들으며 서늘한 공기를 쐬니 약간 낮에 갔던 노천탕 느낌도 나고 아주 기분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