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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이기도 하고, 간만에 애인과 바깥나들이에 나섰다.

남포동에는 설 다음날인데도 사람이 제법 많았다. 뭐 명절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주말&공휴일이라는 요인이 더 강한 듯

애인이 꼭 먹고 싶어했던 호떡을 먹어보기로 했다

사실 두 번 먹을 음식은 아닌데(가격도 비싸고 그 돈 내고 사먹을 정도로 맛있거나 독창적인 음식도 아니니)

그렇다고 안 먹기엔 좀 궁금하기도 했다

손님의 90% 이상이 씨앗호떡을 먹는다

한 명은 튀겨진 호떡에 틈을 내고 그 사이로 씨앗들을 채워넣어 손님들에게 건네고

한 명은 갠지스강 호떡판에 호떡을 튀기고

이러케 이러케...

또다른 한 명이 뒤에서 호떡반죽을 준비하는 식이다

그 밖에 포장마차 앞에서 사람들 줄 세우고 미리 몇 개 살건지 물어보고 돈을 받는 식으로 업무가 돌아간다

뭐 예상대로 정말 딱 한 번 정도 먹어봄직한 음식이었다 두 번은 안 된다 꼭 한 번...

속이 꽤 알차서 씹는 맛은 있는데 설탕이 많이 안 들어가니까 호떡 특유의 달콤함이 없어 심심한 편이다

국제시장 옆, 양품점들이 늘어서(있었는데 지금은 폐업했거나 영업하지 않)는 거리에는

비빔당면, 충무김밥 따위를 파는 노점들이 자리를 채웠다

날이 따뜻하니까 저런 장사도 가능하지 싶더라고

한복가게가 연휴라 장사는 안하지만 이 작은 저고리 하나는 걸려있더라

국제시장 쪽은 포목상이 많은데 연휴라 연 가게를 찾기 어려울 정도여서 패스했다

보수동 부평동 쪽은 6년만에 왔는데

그 때와 비슷한 듯 또 많이 바뀌어 느낌이 묘했다

재개발이 진행된다 하여 늦기 전에 와봤다

무슨무슨 골목, 무슨무슨 동네의 경우

초입에 있는 가게가 무형의 피해를 입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보통 우리가 밥을 먹거나 쇼핑을 할 때

첫집은 의도적으로 피하기 마련이니까...

교육부 국정교과서 국사,

이상하리만치 상태가 좋은 이소룡책,

갑자기 분위기 중국공산당,

슬램덩크 전집까지...

이런 책방들이 그냥 구경하기 좋은, 스쳐지나가기 좋은

관광지 역할이나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렇다고 보기엔 사람이 꽤 많더라고...

An eye for what?

괜시리 이런 긴 계단을 보면 가슴이 웅장해져

이런 구도로 사진을 찍고 싶어진다

Feel the Rhythm of KOREA: BUSAN

(그 이날치밴드&앰비규어스 컴퍼니 나오는) 영상에도 무대로 나오는

책방골목 동상

책방골목 동상 근처

갑자기 이걸 보니

어느 순간 목요일 새벽부터 줄 서도 살까 말까해서 구입을 단념할 수 밖에 없었던

스타벅스 플레이모빌이 떠올라

입맛이 씁쓸해졌다 흑흑

그래....

아직도 남아있는 옛날옛적 간판들

부평깡통시장

안에서 장사가 잘 되는 가게가 몇군데 있었는데

일단 한 군데가 여기였고

우유튀김, 스카치에그바베큐 등을 파는곳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돼지고기를 후라이드치킨처럼 파는 가게였더라

이런 것도 걸려있더라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는데

으아악 살려줘

아주 시큼한 깔라만시레모네이드를 마시면서 한 숨 돌리고

원래 감천문화마을 구경 좀 하고 가려고 했는데

차량 이동시간을 감안하니 바로 보러가면

일몰시간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스킵하고 다대포로 이동했다

생각보다 이 풍경을 보기 위해 온 사람이 많아서

주차장 들어가는 것도 힘들었다

SSLSSL...(쓸쓸...)

갈대밭과 시냇물에 석양이 어우러져

입구부터 꽤 볼만한 풍경이었다

정말 사람많더라; 그래도 막 사진도 못 찍을만큼 붐비는 건 또 아니어서

그냥저냥 참을만했다

김광석 노래를 버스킹하는 청년도 있었다

막 지나가는 사람들이 노래 너무 못부른다고 비웃던데

나는 그냥 들을만해서 ㅠㅠ 좀 불쌍했어...

갈대밭 위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연이 있었다

어떤 아저씨가 온몸으로 이리저리 연을 조종하고 있었다

대단한 퍼포먼스였다

무슨 프로펠러 비행기가 활강하는 소리가 나던데

다대포해수욕장 쪽은 꽤나 넓어서

산책하기도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더라고

이런 것도 있고...

슬슬 해가 지기 시작해 바닷가 가까이 다가갔다

몰운대가 일몰 명소라고는 들었다만

해안 전부를 붉은 빛으로 물들이는 광경은

꽤나 대단했다

한 번 지기 시작한 석양은

기다릴 시간도 주지 않고 금새 서쪽 지평선 아래로 사라져버렸다

대신 돌아오는 길이 제법 막혀서 고생을 했다

다대포해수욕장, 몰운대로 가는 분들은 꼭 대중교통을 이용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