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바리스타트에서 카페라떼, 타쿠즈시에서 저녁
짐도 풀고 스태미너 회복도 했으니
이제 밥 먹으러 가야지
매일 저녁마다 여기서 리포터가 나와
날씨라든가 뭐 그런걸 보도하는 코너가 있나보다
작년에도 봤는데 올해 또 보네
약간 작년 찍었던 사진 또 찍는 느낌이다 ㅋㅋㅋ
오늘 가기로 한 식당 예약이 6시인데
시간이 애매하게 남기도 했고
원래 가려고 했는데 우물쭈물하다 못 간 바람에
좀 서둘러 가보기로 했다
바리스타트
다행히 작년 봤던 그 곳에 그대로 있더라
메뉴 구성에도 큰 변화는 없는데
가격이 좀 변한 것 같다...?
이게 작년 7월에 찍은 메뉴판인데
미묘하게 메뉴가 달라졌다. 추가된 것도 있고...
우유 종류별로 라떼, 티라떼, 우유로 나뉘어 있던게
그냥 라떼로 통일되고 티라떼는 따로 빠져서
메뉴가 좀더 직관적으로 변한 인상이다
작년에는 하코다테 홀스타인, 비에이 저지, 도카치 저지 이렇게 세 종류가 있었는데
우유 종류도 바뀌었다
그냥 바리스타트 라떼를 먹었어야 했나...? 싶은데
당시 나는 비에이 저지 라떼 아이스를 시켰다
바리스타트 라떼는 좀 블렌디드 밀크같고
비에이 저지 라떼는 좀 더 진하고 쫀쫀한 느낌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알러지가 있는 손님들에게 사전 주의사항을 명시하고 있었다
문득 우유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이 생각났다
레모나다? 레몬에이드?
블루베리 요거트 쉐이크
는 여름 한정메뉴인가보다
꼴랑 두 번 온 삿포로지만
여기는 되게 다시 가고싶은 곳이다
나름 삿포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있는 곳이더라
날도 덥고 식당 예약시간까지 여유가 많지 않아
좀 서둘러 마시긴 했는데
정말, 정말 홋카이도에서는 라떼를 먹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아이스 카페라떼를 먹으면
커피와 우유 맛이 따로 노는데 그 와중에 얼음이 녹아
맛이 밍밍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우유와 커피가 서로 밸런스를 맞추는 느낌이 든다
장사가 잘되는 모양인지 이제 삿포로를 넘어
아사히카와, 토마무, 시레토코, 후라노와 싱가포르에도 매장을 오픈했고
니세코, 센토사 섬에도 오픈 예정이라고 한다
토마무, 시레토코, 후라노, 니세코라니 되게 관광지 위주로 출점을 하는구나
서둘러 타누키코지로 갔다
타쿠즈시는 6층에 있다
이 건물 자체가 다이닝 전문 식당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 같았다
처음엔 뭐 간판도 없어서 여기맞나? 했는데
저게 입구였다
상당히 당혹스러운 모던한 인테리어다
도착했을 때 5시 45분이었는데
(그야 포켓컨시어지에서 15분 전까지 오라고 했으니까)
6시 예약했는데요 얘기 꺼내기도 전에
아 일단 앉아계시라고 해서 자리에 앉았다
나는 맨 위 하나(華) 코스를 시켰다
수수료 포함해서 17000엔 들었는데
타베로그에서도 예약이 되는 건 그 이후에 알았다
그런데 타베로그에 나온 가격이 몇백엔 정도 쌌다!
좀 손해본 느낌이 들었다
고급 샴페인, 와인, 돔 페리뇽 뭐 이런것도 팔던데
확실히 특별한 자리 때 이런 곳에 오나보다 싶었다
일단 생맥주를 한 잔 시켰다
예약받을 때 부터 내가 한국인인 걸 알고 있어서
간략하게 한국어로 무슨 부위, 어종인지 얘기해주었다
원래 안 그런데 좀 얼빠진 관광객처럼
아아아~~~ 하면서 얼간이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나온 건 전복(아와비)
처음에 '키라이나타베모노' (싫어하는 음식) 을 물어봐서
나이데스라고 대답했다... 뭔가 경어로 물어봤는데 못 알아들으니까
쉬운 단어로 설명한 것 같아 부끄러웠다
성게알(우니)
바로 아침에 하코다테에서 먹은 것과
비주얼에서 많이 차이나서 좀 당황했는데
다행히 선도에는 이상이 없었다
가자미
숙회 특유의 쫀득함이 마음에 들었다
가다랑어(가쓰오)
여기부터 먹었던 코스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옆자리에는 일본인 커플이 들어와 착석했다
이쯤에서 이미 맥주 한 잔을 다 비우고
馬鈴薯(바레이쇼) 라는 감자 쇼츄를 미즈와리로 시켜보았다
25도니까 스트레이트는 좀 힘들 것 같아서...
보탄새우
뭐였지 이거? 아 이것도 가자미였다
약간 조미가 된...
구운 장어
정말 요리사가 바로 구워 대접하는 거라 꽤 뜨거웠다;
이제 사시미 끝나고 본격적으로 스시 대접 시작
한국어로 '다금바리'라고 설명해줘서 좀 놀라웠다
한국사람도 많이 와서 대응이 되는건가?
민망해서 쉐프 사진은 못 찍었는데
카운터 석에서는 그날 예약된 손님에게 대접할 만큼의
생선을 쉐프가 손질하여
그 자리에서 스시를 쥐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방어
줄전갱이(시마아지)
살코기(아카미)
가운데뱃살(쥬도로)
정어리(이와시) 인데
평소에 보던 그 정어리 비주얼이 아니어서 좀 의아했다
뭐 말이 통해야 물어보기라도 할텐데 끙;
조개
글 쓰면서 다시 리뷰를 읽어보니
샤리가 좀 아쉽다, 는 평이 있었는데
스시에서 샤리는 밥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 뭐라 설명하기 힘든데 밥의 온도가
스시를 입에 넣었을 때 거부감없이 넘어가는
그런 적당한 지점이 아니어서 그런 얘기가 나왔나? 생각했다
지나치게 따뜻하다, 차갑다 이런걸로 설명하기 힘든 좀 애매한 부분이 있다
보리새우(구루마에비)
이건 어디인지 들을 수 없었다
아니 얘기를 해줬는데 워낙 바빠보여서 재차 물어보기가 좀...
+ 다른 사람 사진 보다 비슷한 것 같아 (생김새나 들려준 이름이)
찾아보니 눈볼대 (노도구로) 라고 한다
성게알 군함스시
카니시루로 마무리를 하였다
그리고 계란까지...
요약하자면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돈을 들여 예약한 곳이었는데
확실히 다른 사람들 평가와 리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던 것 같다
1) 식감
정말 입에서 녹아 없어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 씹히거나 식감이 나쁜 게 단 하나도 없었다
2) 모던한 실내 인테리어(음악도 없다)
카운터와 작은 별실 만 있는 오롯한 실내구조도
요리에 집중하기 좋은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3) 접근의 용이성
이리저리 삿포로 시내 레스토랑 예약여부를 따져봤는데
일본어를 몰라도(영문 예약사이트가 있음)
혼자서(1인 예약 가능),
메뉴를 고르는 데 사전지식이 필요없는
(코스 선택하는게 딱 두 개 있고 음료메뉴판도 영어 설명 달려서 나옴)
곳이라 삿포로 처음가고 일본어에 익숙치 않다면 여기도 좋다 생각한다
대신 아쉬웠던 점으로는
1) 접객
접객이 나쁜게 아니라
흔히 일본의 고급 레스토랑이나 스시야에서 기대할만한
그런 접객태도는 아니었다
일본어 안되는 나한테만 말을 안 거는줄 알았는데
일본인 커플과도 대화를 많이 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냥 태풍때문에 하네다에서 비행기가 뜨지 못해
일부 재료가 못 왔다는 얘기 정도...?)
2) 약간 부족한 양
스시 10개에 사시미, 국물 하나니까
양이 많은 편은 결코 아니다; 한국사람들이 얼마나 잘 먹는데!
더욱이 추가로 뭐 다른 요리나 메뉴같은 걸 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한국인의 구글 리뷰에서도 나오지만
다른 곳에서 밥을 먹고 2차로 오면 적당할 것 같다
3) 가격...?
여긴 스시 Only! 이런 느낌이라
단품 하나하나의 퀄리티는 훌륭한데, 그것만으로는
그 가격에 걸맞은 효능감을 못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홋카이도 여행오면 흔히 오타루에서 스시를 먹거나
삿포로역 내 회전스시집을 가게 되는데
좀더 고급스러운 집을 원하고,
미슐랭의 스시집을 체험해보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18:00-24:00 연중무휴
(홈페이지에서는 17:30 - 25:30 으로 나와있는데
예약할 때는 18:00-24:00 사이에서만 되니까
이 시간으로 보는게 안전할 것 같다)
타베로그 또는 포켓컨시어지를 통해 예약가능하다
그리고 포켓컨시어지에서 예약했을 경우
추가로 주문한 주류는 따로 결제하는게 아니라
예약 시 입력한 카드를 통해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
(한 사흘 있다 결제됐다는 문자가 오더라)
아무튼 저녁을 이렇게 다 먹고
잠깐 밤거리를 방황하다
돈키호테도 가봤다가
골든카무이 디자인 삿포로클래식 맥주를 그렇게 찾았는데
백화점, 슈퍼마켓, 편의점, 드럭스토어 다 가봐도 없는걸 보고
그냥 단념했다 ㅠㅠ 그러니까 마음은 좀 편하더라
닛카 아저씨 눈도장을 찍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돌아다님 > 201909 Jap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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