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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도 알 수 있듯 아주 엉망진창인 (사실상)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다..............

침대에 매달려 빌빌거리다가 겨우 기어나올 수 있었다

오늘은 일단 우에노에 왔다

사실 우에노에 볼게 제법 있긴 하지만

이미 여기까지 걸어왔을뿐인데 너무 지쳐서 스벅에서 쉬었다 간다

사람이 많다

초점 잘못 잡아서 지구 종말의 순간처럼 찍힘

이거 찍는데 옆자리에 한국 남자애들과 일본 여자애들(대학생인듯)이 있었다

근데 한국 남자애들 자꾸 여자애들 조용히 있는데 시덥잖은 소리하면서 귀찮게 굴고

(일본어를 1도 모르지만 결코 중요하거나 좋은 얘긴 아니고

뭔가 껄렁하게 던지는 소리 같았다.

여자애들도 그냥 듣는둥 마는둥 하는 눈치였고) 지들끼리 놀러갈까 어쩔까 하고 있었다

뭔가 그 태도가 복학왕 만화에서 나오는 남자애들의 그것을 떠올리게 해서 상당히 기분이 안 좋았다

이날 따라 구름이 좀 많이 꼈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도쿄 국립 박물관에 왔다

어느 동네에 가든 공놀이 경기장 & 박물관 or 미술관은 꼭 가는 성격이다

금요일이어서 관광객이 좀 있었다

도쿄도 관광객 많은 동네일텐데 하긴 그동안 한산하긴 했지

박물관 곳곳에 무료 코인로커도 있고 한글 안내문도 많아서 혼자 둘러보는 데 문제는 없었다

전시관이 상당히 많았지만 헤이세이관과 본관만 보고 나왔다

오늘도 나름 일정이 바빠서

전시물은 일본 상고부터 근대사 정도? 가 있었다

특설전시로 이런걸 하고 있었다

이런 다국어 번역을 보면 자국어와 외국어의 내용 또는 분량이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나만 그런가?

건물이 몇 개 더 있었는데 물집이 잔뜩 잡힌 발로는 더 돌아다니기는 힘들었다

다음 행선지까지 지하철 2번 환승+JR타면 190엔에 갈수 있지만

도무지 메트로까지 갈 엄두가 안나서 그냥 JR치트키를 썼다...

다행히 열차가 한방에 와서 별 고민없이 쭉쭉 갈 수 있었다

JR 개빠름...(도쿄 와서 처음 JR 타봄)

미타카

여기는 뭐가 유명하냐면

지브리 박물관이 있다

그런데 왜 매표소가 없지??? 하는데

알고보니 지브리 박물관은 사전에 티켓을 예매하고 입장해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왕복 780엔 쌩돈으로 JR타고 오는 주제에 이런 것도 알아 보지 않았다니

이런 똥멍청이도 다시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걍 건물 구경하고 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옆의 이노카시라 공원이 산책하기 좋다는 얘길 들었고 해서

(또 그날 날이 꽤 흐렸는데 놀러온 사람도 많았고)

가볼까 했는데 왕복 1시간도 못 걸을 정도로 힘들어서 그냥 돌아옴

발만 멀쩡했어도 기분 좋게 한 바퀴 돌고 왔을텐데 좀 아쉬웠다

발 관리 하나 제대로 안했다가 여행 일정 전체가 틀어져버린 느낌이었다

신주쿠로 돌아오자 약간 자포자기하는 마음이 돼서

그냥 암데나 가서 겁내 비싼거 먹자! 하는 생각을 품게 됐다

진짜 아무데나 들어갔다

뭐 메이지 시대에 지은 것 같은 목조 건물이 있길래

가봤더니 우나기동을 파는 곳이었음

그냥 장어덮밥이랑 뭔 차이가 있나 했는데

확실히 움X리 장어소스 같은 거 겉에 쳐발쳐발한 장어하고는 깊이가 많이 달랐다

사진 찍으면 안된다는 문구는 밥 다 먹고 나오면서 봤다(...)

다 먹고 나서 뒤늦게 가게를 검색해보니

무려 190X년에 생긴 곳으로 평은 그냥 오래된 집, 이라는 정도였다

(어렸을 적 부모님과 함께 왔던 집, 근데 맛도 그대로다, 건물이 허름하다 등...)

아무튼 내가 맛있게 먹었으니 맛집이다 ㅇㅇ 원래 그런거임

新宿 小ばやし

가격은 좀 쎘다. 우나기쥬가 3,500엔부터 시작. 나는 4,500엔짜리를 먹었다.

누구 선물(그 에스더버니) 부탁받은게 있어서 WEGO 매장을 찾아다니는데

신주쿠는 내 예상보다도 복잡했고 그 백화점들도 마찬가지여서 꽤나 고생을 했다

신주쿠에서 뭘 딱히 할 계획을 짜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생각없이 쏘다녔다

누구 공연 영상인가 하고 유심히 봤더니 Dir En Grey 뭐 이렇게 쓰는거 맞나 아무튼 걔네였음

언제적 밴드야 저게

중고딩때 아얄씨 죽돌이할 때 J-ROCK 좋아하는 사람들이 쟤네랑 각트랑 뭐 이런 그룹 많이 들었었는데

쟤넨 아직도 열심이네 그 사람들은 뭐 하고 살려나 그때 이미 20대였는데... 하는 별의별 생각을 하다가

장어덮밥이 미묘하게 양이 적어서 이 골목에서

요기나 할까 했는데 뭐 마땅히 마음가는 곳이 없어서 그냥 지나쳤다

근데 이 시간부터 술마시는 건 대체 무슨...

마지막 희망인 하라주쿠로 돌아옴

하라주쿠 WEGO 매장 들어가자마자 보여서 빡침 -_- 종류 많아서 더 빡침 -_-

아무튼 남 사줄 거 다 샀으니 이제 뭘 하냐면

뭐긴 뭐야 곰 가게지

또 뭔가에 홀린 듯 고갈된 체력을 쥐어짜 쇼핑을 하고

금요일 저녁의 하라주쿠에서 운전을 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라고 서울 시민이 말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케부쿠로에 왔는데 이제 살 것도 볼 것도 없고 이미 해도 져버려서 목적이 없음

자판기로 라멘이랑 맥주 시켰는데 맥주를 안 줘서

구글 번역기로 맥주 시켰는데 안 준다고 알바에게 보여주니까

상급 직원한테 뭐라뭐라 오래 얘기하더니 마지못해 주는 것처럼 주더라

돈 내고 당연히 받을 것인데 묘하게 짜증났다 -_-

백화점도 가봤지만 딱히 볼 것도 없고 해서 저녁만 먹고 퇴각

숙소 근처는 해 지면 가게들이 죄다 문 닫아서 무섭게 조용했다

마그도랑 카페 편의점 빼면 식당도 조용하기 그지 없음

와 이거 파네 ㅋㅋㅋ

마지막 날은 화미마의 기획 수제 맥주 4종과 디저트로 마무리

하겐다즈 한정판 호지차라뗴

생크림케이크

마라탄탄멘 PB인데 꽤 알찼다

3일 내내 너무 하드코어하게 돌아다녀서

(06시 50분 기상 20시 복귀. 식사와 전철 빼고 앉는 시간 없음)

이쯤 되니까 피로가 머리 끝까지 쌓인 느낌이었다

이게 여행이야 행군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