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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는 날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건 사이언스다

날씨 좋은 4월의 토요일 오전이라 모닝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많은가보다

난카이난바역과 난바워크스를 비롯해 인근에는 코인로커가 많은데

전날 찾아본 결과 24인치 캐리어가 많이 있을 곳은 난카이난바역 지하1층 아니며 2층이었다

어차피 난카이난바에서 좀 걸어가다보면 오사카난바쪽 가는 길에도 큰 코인로커가 많이 있지만

빈 칸이 있을 지 확신할 수 없고 가격도 비쌀 것 같아서 일단 가까운 쪽을 찾아보기로 했다

타카시마야 백화점 앞인데 이상하게 대기열이 있더라

뭔가 유명한 가게가 있나?

여기는 난카이난바에서 미도스지선 지하철역 연결통로 오른편이다

조금 작은 22-23인치 캐리어는 500엔짜리 칸을 써도 되는 것 같았다

다만 난바역 지하 코인로커의 단점이 IC카드나 신용카드는 안 먹고 오로지 100엔 동전만 받는데

여기에는 동전교환기가 없다

천만다행으로 동전교환을 해주는 직원분이 나와계셔서 다행히 동전을 바꿀 수 있었다

나중에 캐리어 찾을 때는 안 계시던데 오전에만 나와있는 그런건가보다

오가는 길의 코인로커도 훑어봤는데 700엔이면 나쁘지 않았다

(접근성 좋은 곳은 800엔도 받더라)

위치를 잘 기억해야 한다

이제 킨테츠를 타러 오사카난바역으로

저 회색(킨테츠-한신-JR선) 표지만 잘 따라가면 된다

그러면 이렇게 긴 연결통로를 맞이한다

한신선과 킨테츠선을 탈 수 있는 오사카난바역

나라 방향으로 갈 경우 간사이쓰루패스로는 킨테츠나라까지 갈 수 있다

(킨테츠레일패스를 쓸 경우엔 요시노, 나고야, 이세시까지 갈 수 있음)

Nara 라고 아주 잘 써 있으니 그걸 타면 된다

나라 방향 열차 타는 건 그거 하나뿐임

킨테츠나라 역이 터미널 역이라...

1번 플랫폼에 먼저 들어오는 열차는 오사카 부 히가시하가조노행 각역정차 보통열차

2번 플랫폼에 들어오는 열차는 미에 현 카시코지마(이세시, 토바 경우)행

그리고 1번 플랫폼에 다음에 들어오는 열차가 나라행

뭔가 복잡하지만 일단 내려가면 알게 된다

반대편 플랫폼에서 대기중인 카시코지마행 특급

이 열차는 케이한 특급열차처럼 일부는 지정좌석(탑승권과 별도로 특급권 구매해야 함) 일부는 자유석 이런게 아니라

전석 지정석이라 특급권을 사지 않으면 아예 탈 수 없다

역시 2층 객차임

오사카난바 역을 기점으로 

서쪽은 한신 전철 관할이고

동쪽은 킨테츠 관할인데 두 회사가 직통 운행을 하기 때문에

패스를 사용하거나 하는게 아니면 항상 요금 정산을 해야 한다

1번 플랫폼에서 보통열차를 먼저 보내고

우리가 탈 나라행 급행(특급이 아님)열차 도착

킨테츠는 처음 타보네(직통열차로 온거 말고) 아무튼

열차는 적당히 낡은 것 같지만 의자가 푹신해서 좋았다

그리고 일본 전철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게

롱시트 좌석 양 끝에 앉은 사람이 기대거나 팔 걸치기 좋은 설비가 갖춰져 있었다

오늘도 이로하스를 샀다

근데 흔히 봤던 그 디자인이 아니었다

오늘은 미캉

바깥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싶었는데

오전시간에 동쪽으로 달리는 열차다보니

햇살이 뜨겁다 못해 따가울 지경이었다

난바에서 탈 때부터 그 쪽에 블라인드가 쳐져있어

예측하고 반대편에 앉았는데 성공하였다

나라행 급행 열차는 많은 역을 쿨하게 통과하고 어느새 신오미야까지 왔다

참고로 전 역인 야마토사이다이지 역 근처에는 과거 헤이안 시대의 궁궐인

헤이죠쿄 성터가 있는데 뭐 거기까지 갈 시간은 없어서 스킵했다

킨테츠나라역 도착

반대편에는 대뜸 교토지하철 차량이 와 있는데

왜냐하면 이 열차가 나라-교토를 잇는 킨테츠교토선 열차이기 때문이다

이런걸 탔을 때 쓰루패스같이 교토 지하철과 킨테츠를 모두 커버하는 패스가 아니면

가뜩이나 운임비싼 킨테츠와 교토지하철에게 좌우에서 당할 것이다

나라가 좋은 점이 메이저한 관광지가 거의 도보로 커버되기 때문에

저런 극단적인 표시가 가능하다

이거 사실상 인천공항에서

→ 동쪽

남산타워, 명동, 롯데월드타워, 홍대앞, 경복궁, 63빌딩

이렇게 써놓은 느낌이지만(...)

...이건 좀 무섭게 생겼는데...

흔히 나라 여행하면 저 정도 보는게 스탠다드인 것 같다

아주아주 촘촘하게 깔려있는 킨테츠의 철도망

이번에 헤이세이 덴노가 퇴위할 때도

신칸센이 이세신궁까지 접근하지 못하므로

교토에서 따로 준비된 특급열차로 갈아타 이동했다고 알고 있다

리니어신칸센이 개통되면 도쿄-오사카와의 접근성이 압도적으로 좋아진다만

아직 먼 얘기일 것이다

재작년 말에 겨우 착공 들어갔으니까 뭐...

역을 나서자마자 도로에서 이런 걸 맞닥뜨린다

뭐 익히 알려져 있긴 하지만 역을 나선 지

10분만에 맞닥뜨려서 좀 당황스럽다

부주의한 관광객의 지도를 빼앗아 물어뜯는 중

누가 정기적으로 뿔을 자르는 걸까?

아무튼 이러던 사이 코후쿠지 도착

토후쿠지가 아니다. 거긴 교토 쪽이고... (거기도 좋은 곳이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라고 한다

여기도 세계유산이다

저 사진찍던 사람은 5초 뒤 달려드는 사슴에 의해 놀라 도망쳤다

저 사람은 뭔가 센베 과자라도 준 건지

우르르 달려들어 난리가 났다

노루 너무 무섭다

토후쿠지는 크게 두 군데로 나뉘어 있는데

하나는 왼쪽의 중금당이고

(가운데 목탑은 입장할 수 있는 곳이 아님)

나머지 하나는 보물전시관이다

둘다 입장료를 따로 받는다

우리는 중금당에 가봤다

입장료는 300엔이다

이 건물은 최초 건립일로 따지면 무려 서기 710년대에 지어졌다

내부는 사진 촬영불가여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지만

멀게는 11세기, 가깝게는 16세기의 불상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교토만 해도 역사적인 건물들이 많았는데

이 곳의 건물들은 뭔가 아득한 느낌이었다

저기도 가볼까 했지만 입장료(600엔)가 제법 쎄서

그냥 패스했다

중금당 옆의 오층탑도 국보이고

730년 지어져 1426년에 재건된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