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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여행 둘째 날일 뿐인데 벌써 늦잠이라니

오늘은 고베에 갈 것이다

일단 우메다에 가서 투어리스트 패스를 하고

아니 토요일인데 사람이 뭐 이리 많지

근데 멍청하게 한신 투어리스트 패스를 사야하는 것을 한큐 투어리스트 패스로 사버림

코소쿠코베 역에서 패스가 안 먹혀서 당황하던 차에

개찰구 직원이 불러서 뭐라뭐라 설명해주는데 에어리어 밖이라는걸 겨우 알고

추가요금을 낸 뒤 나올 수 있었다

쓰린 속을 어른의 환타로 달램

오토나노 가 붙는 음료수는 대체로 탄산이 쎄다

10여 분을 헤매이다 하버랜드 도착

앙팡맨 어린이 박물관

주말이라 아침부터 사람이 참 많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나는 날씨가 좋으면 아무래도 좋다

개인적으로 오사카 근방 4개 도시 중 고베를 좋아하는데

우선 도시 크기가 크지 않아 바삐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고

먹을게 꽤 많으며(특히 양식과 빵류) 시내 여행 때 교통 패스가 굳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히메지도 한 번 가보고 싶긴 한데 너무 멀어서 쉽게 손이 안 간다.

3월 초여서 약간 쌀쌀하지만 아예 못 다닐 정도는 아니다

앞에서 걸어가던 한국인 저씨 둘이 굳이 여기로 지나가겠다고 머리를 들이댔다가

'쿵' 소리가 나는 바람에 여기에 유리창이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아니 바로 옆에 통로가 있는데 굳이 개구멍으로 들어가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유람선이나 이런 요트도 많이 보이고...

오사카 올 때마다 이 타워까지 걸어오지만 이상하게 올라가지는 않는다

이 건물도 잘 안 가고...

고베 해양박물관-神戸海洋博物館 이자

'고베해양박물관을 빙자한 가와사키 중공업 역사박물관'

(구글 맵 리뷰 중 하나)이라고 하니 메카닉 좋아하시는 분들은 가보시는게

그리고 꼭 포트 타워 앞에서 시내 투어 버스를 타게 된다...

타봐야 어디 멀리 있는 곳을 가는 것도 아니고 그저 포트 아일랜드만 벗어날 뿐인데

신카이지에서 여기까지 걸어오면 힘들어서 타게 된다 실로 악랄한 상술이다

포트 타워 앞이 회차 지점이라 10명 정도가 탔다

???

버스 타면 너무 순식간에 와서 좀 짜증난다

장안문? 난킨마치?

길게 줄이 늘어서 있길래 뭔가 했는데

로쇼키(老祥記)라고 하는 고기만두가게였다

맛도 괜찮고 가격도 싼데다 금방금방 나오는 곳이어서

다들 이렇게 기다리고 있었다

뭔가 하다가 결국 1년 뒤에 다시 오게 된다

슬슬 배도 고프고 하여

그 옆의 가게를 둘러보다가

고베규 라멘이라는 것이 있어 낼름 먹어보기로 한다

...아무리 300엔이라지만 너무 소박한거 아니냐...

뭐 바닷바람 먹고 빈속에 먹은 첫 끼여서 아무래도 좋았지만

하버랜드 한 번 둘러보고 나니 딱히 볼 건 없고 하여

일단 산노미야로

와... 아라시다

이런 것도 사진찍고 말이야

철도 선로 아래에는 이런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데

신기한건 가게 입구가 전부 건물 내부로 있어서

큰 길가는 건물의 뒷문만 보이는...

독특한 구조였다

산노미야까지 왔는데 딱히 여기서 할 건 없고...

마그도 크루 모집 광고나 찍다가

한신 전철을 타고 코시엔으로

한큐 패스 잘못 사서 정말 손해가 막심하다

...이거 타이거즈라고 이렇게 한거냐?...

별 생각없이 왔는데 내일부터 시범경기가 있는 모양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고베를 내일 오는 거였는데!

되게 아쉬웠다 시범경기라 표 구하기도 어렵지 않을텐데 ㅠ

아무튼 그 7년 전 필드워크 때 눈물을 머금고 오지 못했던 코시엔에 왔다

뭐 경기장 투어를 본다거나 경기를 관람한다거나 그런건 아니고

그냥 한 번 와보고 싶었을 뿐이다

경기장 외부에는 한신과 일본야구, 그리고 코시엔구장의 역사를 온 몸으로 말하는 듯한

구조물들이 즐비했다

뭐 경기장 내부 투어도 있었는데 일본어여서 패스했고

흥미가 떨어진 나는 돌아가기로 했다.

한큐 패스를 샀으니 니시노미야 키타구치까지 가야하는데

경기장 바로 앞에서 거기 가는 버스가 있길래 탔다

근데 반대 방향으로 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동전도 털어내고 좋자너

어딘지도 몰랐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한큐 이마즈 지선의 한신코쿠도(阪神国道)역이었다. 한신국도 인근에 있어서 그런거겠지...

열차가 오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학교들도 개학할 때여서 학생들이 많이 타더라고

뭔가 아쉬워서 다시 고베로 돌아왔다

무슨 붕어빵같은 걸 먹었는데 그냥 붕어빵이었다 품질이 좀 더 좋은...

우리나라도 붕붕믹스(붕어빵믹스) 좀 많이 쓴 붕어빵 먹어보고 싶었다

슬렁슬렁 걸어와서 기타노이진칸을 둘러보는 중

참 예쁜 동네다

그리고 꽤나 부자 동네 같은데 어떻게 이런 관광지로서 양립할 수 있는지 좀 신기하기도 했다

대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관광지인데 부촌인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

아무튼 그 카페에 도착

정말 사진 찍는 사람 많다

지금 저 케익 놓여있는 자리 외의 자리가 없었다 아무리 주말 낮이래도 그렇지

원래 텀블러(1700엔)사려고 했는데 모르고 보온병(5000엔)을 집어들었다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 바꾸지도 못하고 사기는 사야겠고 해서 냉큼 계산했는데

다른 일본 도시 스벅에서도 파는 물건이더라고... 에휴 흑우

저 꽃잎 올라간 케익은 그냥 그랬다....

명확한 목적없는 여행이란 이렇게도 덧없는 것이었다

아무튼 여기도 11년에 온 뒤로 다시 찾은 곳이라

그 때 생각도 나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더 높은 곳도 올라가보고

기타노이진칸에 이런저런 건물이 많지만 막상 그 곳 안으로는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낮이 되니 햇살도 따땃해져서 거의 봄날씨였다

버스가 지나다니는 큰 길가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정말 고즈넉한 주택가다

사람도 별로 없고

하긴 일본 결혼식은 우리나라처럼 여기저기 아는 사람 모두 모이는 행사가 아니라

정말 긴밀한 사이의 소수만 초대해 치르는 조금 intimate 한 행사니

이런 작은 장소가 더 어울릴지도

...같은 생각을 하는데 막 러브호텔을 빠져나오는 커플을 바라보며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남코 인형뽑기코너에서는 리락쿠마 인형이 입고되었다는 광고를


아무튼 고베도 볼 거 다 봤으니 다시 우메다로

우메다 다이마루 백화점에는 포케몬 센터가 있다

뭐 포케몬을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니고 신기해서 가봤다

6년만의 일본이니까 그냥 모든 게 다 신기했지

지인이 보노보노를 좋아하는데

저 나무밑둥인형(...저걸 인형이라고 해도 되나)을 사주기로 했다

만만찮은 가격에 부피였지만 뭐 괜찮겠지

정말 엄청나게 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대충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밥을 먹으러 나왔는데

딱히 멀리 가고 싶은 생각이 안 들어 바로 앞 카레집으로 갔다

양이 얼마 안 되는 듯 하면서도 은근 배가 차는 기분이었다

근데 저 계란 노른자는 왜 준거지?

후쿠시마라고 써 있어 깜짝 놀랐는데 오사카의 지명이라고 한다

이렇게 일본에서는 도시에서 잘 나가는 식당이 다른 동네에 분점을 내는 걸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냥 자긴 또 맹숭맹숭하니 술로 마무리

스트롱 제로 저거는 과일맛은 과일맛대로 알콜은 알콜대로 맛이 강렬해서 적응하기 참 힘든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