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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넨자카를 빠져나와 다음 행선지로

가기 전에 일단 밥을 먹기로 한다

아까 스타벅스에서 이리저리 찾아본 곳 중

히사고, 라는 오야코동이 유명한 집이 탐색되길래 와봤는데

거짓말같이 임시휴업이...

위치는 니넨자카에서 야사카신사 가는 중간에 있음

어디서 먹을지 플랜B가 없는 상황에서 일단 콜라로 마음을 달래고

교토 한정판!

은각사 도착인데

막상 와보니 딱히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안든다

원래 여기 근처 오멘이라는 우동집이 유명해서 가려고 했는데 여기도 휴업이고...

은각사 바로 옆은 철학자의 길인데

뭔가 이것보다는 꽃잎이 더 많을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우리가 오기 바로 전 주에 비가 많이 와서

꽃이 거의 다 져버렸다

여행 망했어...

급한대로 은각사 바로 앞 엄청 비싼 밥집에 왔다

정말 비싼 걸 막 시켰다

츠케모노도 나오고

나름 전통있는 가게인 것 같았다

브레이크 타임 전이라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그래서 차라리 다행이었지

뭐 이런 집은 덴뿌라도 잘하겠지! 싶어 시켰는데 그저 그랬다 비싸기만 하고

내가 시킨 건 우나기 정식

소박했지만 맛은 후회없었다

일행이 시킨건 우나기쥬

일행이 이걸 참 먹고 싶어했는데 만족한 눈치여서 다행이었다

디저트까지 맛있게 먹었다

하쿠스이엔, 일인당 3000-4000엔 생각하면 괜찮을 듯

밥 맛있게 먹고 기운을 차린다음 니조성으로

사실 갈 곳 엄청 많은데 전부 스킵함ㅜ

(금각사, 은각사, 헤이안진구, 오쇼, 블루보틀 전부 제낌)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제법 보였다

하긴 교토는 일본 사람들에게도 그런 위치지

근데 이렇게 늑장부리며 갈 시간이 없다 4시까지 개장이라

헠 헠 빨리 빨리

뭔가 시간이 엄청 안 남아서 후딱 둘러봤는데

정말 10분만에 내전을 다 보고 나올 수 있었다

사실상 유사패키지...

오후의 교토 햇볕이 은근 더웠다

그래도 관람시간 거의 끝나서 사람 별로 없는 후원은

꽤 괜찮았다

못 볼거라 생각했던 벚꽃 구경도 많이 할 수 있었고...

의외로 교토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이었다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로 가기 위해 지하철 탑승

엄청나게 비싸지만 쓰루패스니까 탄다 진짜

오...오우...

교토 지하철 토자이선

니조죠마에에서 우즈마사텐진가와까지 가서

란덴으로 갈아탄다

순식간에 도착

이 거리를 버스로 이동할 생각만 해도 아주 끔찍하다

교토 시내 이동때문이라도 쓰루패스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전차가 왔으니 가자

노면전차를 안 타본 건 아니지만 참 탈 때마다 새삼스럽긴 하다

놀이동산 온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란덴(케이후쿠 전철)

한국어 안내표기도 잘 되어있다

텐진가와에서 탈 때는 만원이었는데 아라시야마에 도착할 때 즈음이 되니

꽤 한산해졌다

저렇게 원맨이라고 써 있는 열차(비단 노면전차 말고 JR이든 버스든)는

선탑승 후계산이어서 역에 정차하고 기관사가 나올 때

돈을 내거나 패스를 보여주면 된다고 한다

(IC Card는 터치하는 식이며 굳이 이코카, 피타파가 아니어도 흔히 전국 호환 카드는 다 된다고 보면 된다. 스이카, 하야카켄, 키타카 등등)

아라시야마 역은 역무원이 있는 역이라 전차에서 내린 다음 요금을 내거나 패스 제시를 하면 된다

순식간에 도착

아라시야마 역은 터미널 역이라 이쪽은 막혀있다

역에서 2분 정도 걸어가면 바로 큰 길가에서 마주칠 수 있는 리락쿠마 다방

아라시야마 리락쿠마 다방도 생긴지 얼마 안됐는데 호응이 제법 좋아

2호점이 히로시마의 미야지마에 생긴다고 한다

약간 고풍스런 관광지를 타겟으로 해서 컨셉 스토어를 만드는 느낌

1층은 기념품 샵, 2층은 카페가 있는데

오늘 일정이 바쁘므로 카페는 들어가지 못하고 오미야게만 이것저것...

아라시야마도 교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라 늦은 시간인데도 사람이 꽤 많았다

아라시야마 역 앞에서는 500엔

리락쿠마 다방에서는 450엔

그 다음 가게에서는 300엔

그 다음 가게에서는 250엔

... 말차 아이스크림을 드실거면 꼭 치쿠린 입구에서 사 먹읍시다

그리고 이쯤되니 정말 체력이 안돼서 더이상 걸을 수 없었다

원래 저 다리를 건너 한큐 아라시야마 역에서 교토로 돌아가려 했지만

정말 그럴 힘도 없었다

깨알같이 두부 도넛도 먹어주고... 느끼하지 않고 좋았다

카츠라가와 옆에는 % 라는 유명한 카페가 있는데 간발의 차로 문을 닫아 먹을 수 없었다

힙스터 놈들...

원래는 한큐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교토역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그 버스타는 시간도 힘들어서 조금 발품과 돈을 들여 JR을 타기로 했다

사가아라시야마에서는 쾌속 타면 12분임

...근데 생각해보면 그냥 버스타는거나 JR역까지 걸어가는거나 체력소모는 비슷했는데

하는 생각도 든다

240엔이나 깨졌지만 뭐 빨리 가니까

그리고 퇴근길 인파+교토로 돌아가는 관광객 폭탄에 메챠쿠챠 당해버렸다

교토에 도착

보통 사람들이 교토 여행을 여기서 많이 시작하는데 우리는 마지막에 왔다

트위터에서 교토역 앞에 있는 에비스 맥주 바를 꼭 가보라 해서 왔다

말차 생맥주

...이거 그냥 생맥주에 말차가루 탄 것 같은데...

막 눈이 번쩍 뜨이고 그런 맛은 아니고

그냥 초록색 맥주다

허전해서 안주로 시킨 참치 타다끼도 좀 그랬다

저게 700엔이다 700엔 ㅋㅋㅋㅋㅋ

그렇다고 이런 데서 밥을 시키기는 뭐해서 입맛을 다시며 이것만 먹기로 했다

만 뭔가 허전해서 또 한 잔 기어이 마시고 일어섰다

트위터 맛집을 믿지 말라 인간들이여

이렇게 먹고 4,000엔 조금 안되게 나옴


쓰루패스로 최대한 빨리 돌아가려면 어쨌든 한큐를 타야한다

이럴 때는 쓰루패스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지하철 카라스마선을 타고 딱 한 정거장가서 카라스마역에서 한큐를

타도 되지만 굳이 그러지 않고 가와라마치까지 가서 쾌속급행을 탔다

왜냐면

가장 빠른 열차라서 카라스마만 와도 이미 만석이라 ㅋㅋㅋ

오늘만 벌써 이렇게 걸어제꼈으니 30대 직장인의 체력으로는 이미 한계다

가다가 아와지에서 내려 사카이스지선 직통열차를 타고 숙소로 갔다

오사카센바 쪽은 메트로 무조건 타야돼서 앞으로는 안올것이다...


원래 좀 밥을 먹고 들어오려고 했는데

피로와 땀에 찌들어서 그냥 숙소 앞 아무 가게나 들어가서 한잔 저기하기로 했다

일본어 가능자가 있으니 겁 먹을 게 없다

타베로그 평점이 약간 애매했지만(3.25였나) 도저히 어디 멀리 갈 엄두가 안나서...

가게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으니 주인장이 와서 뭔가 심각한 표정으로

9시 반까지만 영업하는데 괜찮냐고 했다

처음엔 영업안한다고 하는 줄 알아서 아 이게 말로만 듣던 혐한인가 했는데

그냥 시간 별로 안남았는데 다이죠부냐고 묻는거였다

호기롭게 비싼 사케를 한 잔씩 시켰다

따로 잔술이나 팩술이 아닌 진짜 냉장고에서 사장이 병을 꺼내와 직접 따라주었다

맛은 매우 매우 훌륭했다

좀 이름이라도 적어왔어야 했는데

이런 집의 문제는 메뉴가 전부 한자 또는 흘려쓴 글씨로 쓰여있어

대충 통밥으로 읽어서 주문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해결사인 오스스메 5개로 쇼부쳤다

사장님이 꼬치구이를 직접 구워서 하나하나 어느 부위인지 설명도 해주고 뭐랑 찍어먹어라 얘기도 주었다

고기 품질도 냉동 후 해동한게 아니라 냉장육이어서 식감이 참 좋았다

말투와는 다르게 친절한 분인 것 같았다

시간이 좀 타이트해서 오래 있지는 못 했는데

레스토랑이 아닌 쇼쿠도에 온 느낌이었다

사케 한 잔씩 먹고 하이볼 한 잔 먹고 했는데 인당 2,500엔 정도 나왔으니 가격도 나쁘지 않았다


물론 한국인들은 이 정도 술로 만족할 사람들이 아니니 2차를 사왔다

언제봐도 근본없는 일본 편의점 안주 구성

갑자기 분위기 제로 건담하며 2일차 여행을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