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후시미이나리 신사 - 블루보틀 교토
가자 친구들
이때까지만 해도 몸 상태가 괜찮았다
오사카, 간사이 여행을 오면 대개
1. 4개 도시(오사카, 교토, 고베, 나라)를 하루씩 보든가
2. 1개 도시에 포인트를 두고(주로 교토) 다른 도시는 스킵하게 되는데
이번 여행은 교토에 이틀을 할애하였다
부모님 걸음으로 교토를 하루에 다 보는건 좀 어려울 것 같았고...
오늘은 교토의 동쪽을 둘러볼 것이다
쓰루패스를 개시하고, 요도야바시에서 케이한 전철을 탄다
앉아갈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우리 일행이 앉아갈 만큼은 있었다
조금 서둘러 나와 다행이었다
중간에 보통열차로 환승하여 후시미이나리에 도착
요도야바시에서 출발하는 특급열차가 정차하지 않아 오는게 좀 힘들긴 하다
케이한 솔직히 선형도 안좋고 느려서 타기 싫은데
교토 동부 주요 관광 스팟에 그나마 가까워서 어쩔수가 없다
이번 여행도 기린레몬과 함께 시작
정확히 1년만에 여기를 다시 찾아서 그런지 느낌이 각별하다
신사로 갈 수록 사람이 점점 늘어나지만 그렇게 심한 건 아니었다
어머니가 타코야끼를 좋아하셔서 딱히 맛있지도 않고 싸지도 않지만
그냥 하나 사먹었다
도톤보리나 센니치마에 쪽에 많이 있다는 건 알지만
거긴 집의 금송아지같은, 손에 잡히지 않는 미래일 뿐이다
뭐든 보일 떄 사고, 보일 때 먹어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도톤보리에 안 갔다)
교토를 여행하다보면 느끼는게 동양인이 많은 스팟과 코카시언이 많은 스팟이 좀 갈리는 것 같다
어흥
그러고보니 헤이세이 연호가 저기 새겨지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초입에서 조금 올라와 신사 쪽까지 왔지만 그래도 사람이 제법 많다
Nice try, Google...
근데 자세히 보니 영어 작문은 정상적으로 되어 있고
그걸 한국어로 번역한 것 같다
본격적으로 산에 올라가기 직전 중턱의 신사 정도에서 접고
내려가는게 일정 상 적당할 것 같았다
사실 후시미이나리타이샤의 여우가 진짜 여우신 뭐 이런건 아니고
일종의 심볼같은 거라는데
뭐 그런 복잡한 얘기는 일본관광페이지에 아주 잘 나와 있으니
딱 1시간+ 정도 할애해서 오기 좋은 곳 같다
9시 ~ 18시에 오면 인파는 어쩔 수 없지만
그나마 오전에 오는게 낫지 싶다
여행 막바지에 오는 일정으로 짜면 동선 짤 때나 교통편이 좀 불편할 듯
벚꽃이 거의 다 진 시기였지만 뭐 꽃구경이니 봄나들이니 하는 분위기 낼 만큼은 남아있었다
다시 전철역으로 가는 길에서
슬금슬금 올라오는 단체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1시간 일찍 서두른 효과를 충분히 봤다고 해야하나...?
JR 이나리역이 후시미이나리 신사에서 약간 더 가까운 편이지만
이쪽은 나라 - 교토 구간 사이에 있는 역이라
오사카에서 올 때는 케이한 쪽이 더 편리하다
어차피 이나리 역은 보통 열차만 정차해서 오기도 편한게 아니고...
가까우니까 빨리 오는 보통열차 타고 후딱 산죠 역으로
여기서 교토 지하철 토자이 선으로 갈아탄다
종종 케이한 케이신선 (그 지하철 같이 생겼는데 노면전차처럼 달리는 희한한 전철)
직통 열차가 오기도 하나보다
동쪽 산만 하나 넘으면 바로 비와호인데
케이한 전철을 타면 쓰루패스로도 갈 수 있다
교토 지하철은 주요 관광지 쪽에 인접한 역이 많지 않고
(난젠지, 니조성, 식물원 정도?)
운임이 살벌하지만 (기본운임 210엔)
쓰루패스로는 무제한으로 탈 수 있으니 타는게 좋다
니조성에서 니시키 시장을 간다 쳐도
버스로 20분은 걸리는데 지하철이면 1회 환승 2정거장임
특이하게 지하철 쪽이 산조케이한 역이고
케이한 쪽은 그냥 산조 역임
케이신선의 종착역 이름이 바뀌어있다
작년 3월에 이름이 하마오츠에서 비와코하마오츠로 바뀌었다고
비와코하마오츠 방향으로 두 정거장 가서
게아게 역에서 하차
출구부터 강렬한 화살표가 목적지를 알려준다
윽... 귀여워보이지만 여기가 아니다
게아게 역에서 나와 뭔가 있을 것 같은 오르막길로 가다보면
이내 이런 (주민이 부착한 듯한) 경고 표지가 있다
동물원, 난젠지, 헤이안진구, 마루야마 공원, 기요미즈데라 전부
반대방향이라고 알려주고 있다
말을 잘 들어야겠죠?
가다보면 비와코 운하(琵琶湖疏水, 비와코소스이)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시가 현과 비와호 쪽의 수자원과 각종 화물을 교토 쪽으로 넘기기 위해 19세기 말에 만든 것이라 한다
철로 쪽에서는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이 운하 유적을 따라가면
금새 난젠지 팻말을 발견할 수 있다
근데 난젠지로 가기 전에 또 갈 곳이 있었다
블루보틀
작년 3월에 오픈했다 한다
실내엔 2인용 테이블이 몇 개 있었고
야외에도 앉을 수 있는 곳이 좀 있다
평일 오전인데도 사람이 제법 많았다
드립 커피도 시키고 콜드 브루도 시키고
당보충을 위해 벨지언 와플도 하나 주문했다
작년에 도쿄에서 먹었던 산도 높은 싱글 오리진에 비해
콜드브루는 꽤 먹을만했다
와플도 지나치게 달거나 떡지거나 하지 않고 딱 먹기 좋은 온도였다
특히 커피를 나오자마자 먹었는데 그렇게 뜨겁지 않아 괜찮았다고 부모님도 좋아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