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님/202312 Kyushu

14. Japanese Salon 雫

Victor_ 2024. 6. 1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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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짐 놓고 좀 쉬다가 다시 나왔다

걸어갈만한 거리와 날씨여서 따로 버스 안타고 이동

일단 빈속에 술을 먹으면 좀 야바이하니까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가기로

마땅한 식당이 안보여 그냥 보이는 스키야에 들어가서 먹고 싶은걸 먹기로 함

애인은 규동세트를

나는 함바그카레세트를 시켰다

아주 익숙한 식자재의 조립된 맛

바로 옆에 제법 노포같은 우동집도 있었는데

밥 먹는 데에서 일일이 언어와 메뉴 선정의 장벽을 느껴가며

고를 만큼의 인내심이 없었던 나머지...

오늘 저녁 1차 술집 목적지는 다이묘 지역에 있는데

(니시테츠 텐진의 서쪽 ~ 아카사카역 남쪽 지역)

고급 상점가인 곳이라 이런저런 구경할게 많았다

LE LABO 스토어도 있어서 좀 구경도 하고

핫한 일본 상점가엔 예외없이 존재하는 한국 프랜차이즈 식당들

네네치킨에서 왜 크레용 신짱 콜라보를 하나 궁금했는데

신짱의 등장인물 중 하나의 이름이 네네여서 그렇다나

화학적 조합을 통해 크리에이티브한 칵테일을 만든다는

시즈쿠에 왔다

구글 리뷰도 극찬 일색이어서 내심 궁금하긴 했다

시그니처는

차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 3~5종 오마카세라고 한다

아니 메뉴 자체는 내가 고르는거니까 오마카세는 아니겠군

일본차의 800년 Heritage, 독창적인 맛 추구

가 이 곳의 주요 모토이지 싶다

아직 칵테일 바 오기엔 좀 이른 시간대여서

오늘 첫 손님이 우리였나 싶다

뒤쪽에서 재료 준비중인 사람이 마스터인듯

저런 배합용 기기? 가 가게 한복판에 떡하니 있는게 인상적이었다

칵테일 바 라기 보다는 실험실같은 느낌

호지차, 현미차, 말차 등 다양한 차가 기본 베이스로 깔리고 거기에 와인, 하이볼, 니혼슈, 위스키 등

이런저런 주류가 더해지는 느낌

당연히 그냥 기계적으로 섞기만 하면 니맛도 내맛도 아닐테니

그걸 조화롭게 합성하는 게 이 곳의 핵심 기술이겠지?

난 3잔 코스를 시켰고

첫자는 말차 스피릿이었다

상큼한 걸 좋아하다보니 일단은 밀감 베이스로

애인은 말차 베이스

배전된 찻잎도 함께 볼 수 있고 흠향도 할 수 있다

보통 이런 과일이 들어가는 술은 탄산과 함께 먹기 때문에

예상되는 맛이라든가 청량감이 있는데

그런 생각의 틀을 완전히 깨는 건 아니지만

아주 부드러운 목넘김이 계속 유지되면서

다 마시고 난 뒤 입안에 차 향이 살짝 머물다 가는 기분이 든다

아와 반챠 스피릿

아와 (阿波) 는 과거 시코쿠의 도쿠시마 지역을 일컫는 지명이고

반챠 (晩茶) 는 살짝 pickled 되어 sour 한 맛이 나는 홍차라고 한다...

근데 약간 얼떨떨한 분위기여서 그런가

(음악도 없고 일반적인 칵테일 바와는 또 다른 생경한 분위기라서...)

맛을 정확히 구분하거나 느끼는게 쉽지 않더라

막잔은 배 베이스의 칵테일...

자극적인 맛을 위해 리큐르 때려넣고 높은 도수의 술이 마구잡이로 들어간게 아닌

정말 어떤 맛을 추구하고자 하는 정성이 보여서

참 재미있는 곳이었다

어렸을 때처럼 무한정 술을 때려넣을 수 없는 몸이 되었으니

이렇게 한 모금, 한 잔에 맛과 의미를 꽉꽉 눌러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좋은 가게가 될 것 같다

Japanese Salon 雫

후쿠오카 지하철 아카사카역에서 도보 7~8분

건물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작은 간판이 있음

매일 15:00 ~ 01:00

예약이라든가 좌석 유무를 위해

미리 전화를 하는 걸 추천

오늘 술을 다양하게 많이 먹어야 하니

부스터 한 병 빨고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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